[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지난해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 씨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암환자들이 개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대체요법, 보완요법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22일 보건복지부 등 피감기관 종합감사에서 이 같은 개선안을 제시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미국 등에서 개구충제 펜벤다졸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후 우리나라에서도 펜벤다졸 구매 열풍이 발생했다"면서 "이에 대한 제대로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되지 않았음에도 환자들은 셀프 임상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암학회 조사 결과, 암환자 38%가 보완대체 요법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종을 앞두고 더욱 의지하는 양상이 보인다"면서 "실제 참고인으로 나오기로 한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 씨가 몸 상태로 인해 영상으로 대신 이에 대한 의견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철민 씨는 영상을 통해 "지난 2019년 8월 원자력병원에서 폐암 4기 판정을 받았고, 폐, 림프, 간, 뼈 등으로 전이됐다. 이후 미국에서 펜벤다졸로 폐암을 완치했다는 영상을 보고 나서 복용하기 시작했다"면서 "담당의가 타그리소 내성이 오면 더 힘드니깐 구충제 중단해달라고 요청해 중단했는데, 이후 여러 암환자들이 대나무 식초 등 각종 대체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대체제로 제안한 것들 대부분이 완치사례가 없어서 먹지 않았으나, 다른 암환자들은 이상한 제품에 현혹되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전문적으로 대체제를 상담하고, 하루하루 몸상태를 확인해주는 의사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 의원은 "암환자들은 표준치료 외에도 제도권 밖 대체요법 의지한다. 펜벤다졸 역시 정부가 효과가 없다고만 얘기할 뿐 이에 대한 복용 판단과 부작용 관리 등은 모두 환자들에게 맡겨놨다"면서 "미국은 별도 가이드라인 마련해놓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요법도 제도권 안으로 들여와서 적극적인 정보 제공, 실태조사, 근거 마련 등을 해야 한다"며 "대체요법 암 환자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와 검증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처럼 근거 수준을 갖고 사이비의료와 구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암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대체요법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하지 못했다"면서 "대체요법을 제도권안으로 들여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현재 대체의학 용어 자체에 대해 의료계에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체의학에 대해 신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실제 쓰는 대체제들에 대해 제도권 내에서 제대로 연구한 후 이에 따라 제재할 것과 권장할 것 나눠야 한다. 동시에 암환자가 매일 상담할 수 있는 의료체계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 같은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