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샌디에이고가 세계 최대 바이오 산업 전시·컨퍼런스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으로 떠들썩할 때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 세계 1000만 명의 유전체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비공개회의가 열렸다.
유전체 분석 기업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23일 이 회의에서 1000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DNA 앱을 활용한 마이지놈박스에 업로드해 모든 사람이 손쉽게 유전자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세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일루미나가 주도하는 유전체 연구 국제 컨소시엄(GSA) 유저 그룹 미팅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간 열렸다.
GSA는 세계 최대 유전체 연구 컨소시엄으로 같은 유전자 미세배열(microarray) 칩을 이용해 2년간 1000만 명의 유전체를 분석, 전 세계 표준을 만들기 위한 거대 프로젝트다.
이번 미팅에는 주최자인 일루미나, 하버드와 MIT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구글이 투자한 23앤드미(23andMe), 한미합작법인 EDGC, UCLA 등 12개 파트너사와 학계, 병원 등 수십 곳이 참여해 칩의 활용법과 유전체 산업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병원과 파트너사들은 칩의 활용법으로 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작용이 없는 약을 추천하는 약물유전체학(Phamacogenomics)에 집중하고 있다.
EDGC 신상철 대표는 "EDGC는 신생아 유전자 검사와 같은 임상적 활용,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DTC)와 DNA 앱을 이용한 컨슈머적 활용, 인공지능(AI)의 한 분야인 유전체 머신러닝 등 기존에 생각지 못한 활용법을 제안해 주목 받았다"면서 "특히 참석자들은 DNA 앱 활용에 관심이 높았다"고 밝혔다.
EDGC는 현재 마이지놈박스라는 앱스토어를 통해 100여개가 넘는 앱을 제공하며 매주 새로운 앱을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일루미나도 자회사 헬릭스를 통해 DNA 앱 사업을 하고 있지만 EDGC의 DNA 앱과 차이가 있다.
헬릭스는 전장 유전체 분석(Whole Genome Sequencing)을 통해 단백질 합성 정보를 가진 엑손(Exon)을 검사, 질병과 관련된 부분을 연구하는 것이라면 EDGC가 제공하는 앱은 아이티 기반 공유 경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유당불내증이 있는지, 당뇨병 위험이 있는지, 직모인지, 선천적인 성격은 어떤지 등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신 대표는 "일루미나는 초창기 유전자 미세배열 칩을 만들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시퀀싱 장비 분야에 진출하면서 시가 총액 30조 원에 이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이번 컨소시움은 GSA 칩을 통해 유전자 검사 가격을 크게 낮추고 일반인들의 접근성을 높여 유전자 미세배열의 붐을 다시 일으키는 일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