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이 애초 정부 예상 보다 필요 예산이 초과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예산 초과는 시범사업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가 추진 중인 첩약 건보 적용 시범사범의 2024~2025년 급여비 지급액이 총 1913억9000만원이다. 이는 당초 정부 추계액인 1188억원의 약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생각보다 첩약건보 시범사업에 대한 대중들의 선호가 높다 보니 (예상보다 예산을) 오버했던 듯 하다"며 "(예산 초과는) 반응이 좋았던 탓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체 건강보험 적용 중 한의학 커버율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첩약급여 1단계 시범사업 당시엔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휴유증, 생리통 등 3개 질환으로 대상을 제한해 3년간 소요된 지급액이 5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2단계 사업부턴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허리 디스크 3개 질환이 추가되면서 수요가 대폭 늘었다.
복지부 해명에 대한의사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이재만 부위원장은 "첩약급여 시범사업이 또 하나의 대체 선택사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여 년간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하며 한의약의 표준화·과학화를 추진해 왔으나 현재까지도 한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돈 주며 진료하라고 하면 당연히 수요는 많아진다. 사실상 예산 통제 기능이 무너진 채 건보 재정이 눈덩이처럼 투입되고 있는 셈"이라며 "필수의료 위기는 심해지는데 한정된 건보재정을 경증질환 중심의 첩약 급여화에 우선 투입하는 것은 정책 우선순위의 명백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협은 최근 한의약이 발전이 아닌 의과영역 침탈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이사는 "한의약 육성이라는 명분과 달리, 한의계는 스스로의 학문적 발전보다는 의과 의료기기 사용 확대, 전문의약품 사용 시도, 각종 의과적 진단행위 확대 주장 등 오랜 기간 의과 의료영역 침탈에 치중하며 의료체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의계는 시범사업 예산이 결코 큰 액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 이진호 부회장은 "2년 동안 1900억원이면 전체 건강보험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고 최근 의과 쪽으로 들어가는 진료비 증가 추이에 비해서도 높지 않은 수치"라며 "굳이 시범사업 중인 첩약건보 시범사업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건강보험은 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특정 직역이나 특정 진료분야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국민 건강을 위해 잘 활용되고 있는 다른 것들을 건드려가며 필수의료를 외치는 것이, 진짜 필수의료를 걱정해서 하는 행태인지 아니면 필수의료를 핑계로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태인지는 전 국민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