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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제약, 40년 만의 IPO로 새로운 도약…공장 증·신축, 신약 개발, 전문경영인 전환 주목

    펠렛 공장 증축·신약 임상으로 외형 성장 노려…증여 의혹 해소는 숙제

    기사입력시간 2025-09-12 07:22
    최종업데이트 2025-09-12 07:22

    출처=명인제약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중추신경계(CNS) 전문 기업인 명인제약이 창립 40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명인제약은 최근 증권신고서(지분증권) 정정을 통해 펠렛 전용 생산공장 신축과 글로벌 임상, CDMO 사업 본격화,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IPO는 단순한 자금조달이 아닌 외형 성장과 지배구조 전환 등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명인제약은 '이가탄', '메이킨Q' 등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1425억원, 영업이익 469억원, 영업이익률 32.9%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8.9%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했다. 이러한 기조에도 IPO를 단행하는 것은 외부 자본을 기반으로 한 체질 개선,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명인제약이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은 총 1509억원이다. 자금 사용계획을 보면 ▲발안2공장 내 고형제동(정제 및 캡슐 제형 전용 생산시설) 증축 위한 건축비 및 부대비용 645억원 ▲생산설비 신규 구매비용 390억원 ▲팔탄1공장 내 주사제 제조공정 개선 위한 생산설비 비용 50억원 ▲조현병 치료 신약(에베나마이드) 개발 비용 350억원 ▲신규 펠렛제품 개발 및 해외 펠렛 기술이전 위한 신기술 도입 비용 50억원 ▲펠렛 연구소 설치 및 연구개발 인력 확충 등의 기타운영자금 24억원이다.

    펠렛 공장 증축·신축부터 CDMO까지…외형 확장 노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펠렛 전용 생산공장 건설이다. 펠렛은 의약품 원료와 부형제를 혼합해 과립화·구형화한 제형으로, 약효 방출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만성 CNS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

    명인제약의 매출의 80%는 전문의약품이 점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7%가 CNS 치료제에서 발생한다.

    명인제약이 집중하는 CNS 시장은 인구 고령화와 정신질환 인식 개선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국내 5대 정신질환 환자 수(우울증·조울증·조현병·수면장애·불안장애)는 2019년 243만명에서 2023년 299만명으로 약 60만명 증가했다. 특히 정신질환 특성상 장기 복용 치료가 필수적이어서 환자 증가는 약물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IQVIA 자료에 따르면 정신신경용제 시장에서 명인제약의 점유율은 2022년 5.38%에서 2025년 1분기 6.20%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회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 펠렛 공장을 증축해, 연간 캡슐 생산량 6억 캡슐, 펠렛 2.5억 캡슐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이는 기존 대비 캡슐 0.8억 캡슐, 펠렛 2억 캡슐이 늘어나는 규모다. 회사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 임상 3상 속도 낸다…2027년 출시 목표

    명인제약은 뉴론(Neuron)과 조현병 치료제 에베나마이드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5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후 전 세계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환자도 10% 포함돼 있다. 국내 임상 3상은 명인제약이 수행하며, 2025년 8월 식약처로부터 계획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며 "매출은 2027년말부터 2028년 초부터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킨슨병 치료제 P2B001(팍스로야캡슐)도 주목된다. 팍스로야캡슐은 도파민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개량신약 후보다. 현재 품목허가를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완료했다. 두 신약 모두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명인제약은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명인제약은 신약 개발과 더불어 CNS 질환의 치료와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약제전달시스템(DDS)의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DDS는 기존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양의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제형을 설계해 약물 치료의 효과를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회사에 따르면 DDS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일 평균 복용 횟수 혹은 투약 주기를 적절하게 조절해 복용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에 정기적·효율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한 중추 신경계 장애·순환, 대사성 장애 등의 약물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명인제약이 개발 중인 DDS 플랫폼 기술은 방출조절형 펠렛, 장기 지속형 주사제, 삼투압 제어 시스템 등이 있다. 회사는 중앙연구소를 통해 DDS 플랫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상속세 절감 위한 증여 논란에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예고

    한편 명인제약의 IPO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승계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증여세를 절감하고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기 위한 상장이라는 것이다.

    명인제약은 이번 공모에서 PER 방식이 아닌 EV/EBITDA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할인율도 32.2~47.4%로 높게 책정됐다. 이에 승계를 위한 상장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러한 의혹에 명인제약은 "이번 공모를 통한 신규 상장 추진은 대외 신인도 개선을 통한 인재 확보와 글로벌 진출과 경영 효율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이행명 대표이사는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최대주주 지분의 상속 및 증여와 관련해 회사가 추진 혹은 계획 중인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특수관계자 거래 관련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해 확약사항을 이행 완료했다. 명인제약은 확약서를 통해 이후 3년간 실시되는 한국거래소의 확약사항 이행점검에 성실히 협조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 진행 등을 포함한 어떤 조치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이해관계자와의 예기치 못한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거래조건이 명인제약에 불리하게 변경되거나 내부통제 절차 진행 상의 미흡한 점이 발생할 경우 회사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명인제약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예고했다.

    회사는 "중장기적인 경영 계획 상 회사 운영 상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3월 31일 개최된 제3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의 임기를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정관 개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