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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주도 '비급여 관리체계 전환' 시도에 의료계 반발…병의협 "국민 선택권·의사 진료 자율성 침해"

    “비급여 규제, 당연지정제 헌법 논쟁 촉발 우려…법 개정 시도 당장 철회해야”

    기사입력시간 2026-11-05 11:13
    최종업데이트 2026-11-05 11:1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비급여 가격 규제 시도에 의료계가 “국민의 의료 선택권과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질타하고 나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지난 3일 '비급여항목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비급여항목의 가격과 진료내역을 수집하고, 정부가 가격관리 기준과 표준임상진료지침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법안은 비급여 의료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국민의 치료 선택권을 축소하며,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정당성에 대한 헌법적 논란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비급여 의료는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하거나 부적절한 의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건강보험 재정과 급여기준의 한계로 보장받지 못하는 치료, 환자의 상태와 요구에 따른 다양한 진료, 새로운 의료기술의 도입 등 비급여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의료서비스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병의협은 법안 제13조의 비급여항목별 적정 가격 범위와 가격 산정 방법 고시 조항을 문제 삼았다. 

    문언상 권고에 그치지만, 이 기준이 향후 보험금 지급심사·의료기관 평가·분쟁에서 사실상의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면 가격 결정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같은 의료행위라도 환자의 중증도, 동반질환, 투입 인력과 시간, 장비·재료, 감염관리 수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데, 법안이 이런 차이를 반영하거나 기준을 벗어난 합리적 가격 책정을 보호하는 장치를 충분히 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비용 부담은 환자와 의료기관에 남겨 두면서 가격 결정에 대한 국가의 영향력만 확대하는 구조를 정당한 환자 보호 정책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이는 사실상 비급여 의료를 정부의 통제 하에 두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비급여 자율성의 축소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헌법적 정당성을 다시 묻게 한다"며 "정부가 의료기관을 건강보험체계에 의무적으로 편입시키면서 비급여 영역의 가격과 진료내용까지 사실상 통제한다면, 과거 합헌 판단에서 고려했던 자율성과 선택권이 지금도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병의협은 "비급여의 자율적 가격 결정과 전문적 진료 판단을 포괄적인 국가 관리체계에 편입하려는 이 법률안을 철회하라. 환자 보호에 필요한 사항은 기존 제도의 효과와 부담을 먼저 평가한 뒤, 필요한 범위에서 비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비급여 진료정보 수집을 공적 급여 심사와 실손보험 지급 제한으로 확장하려는 접근을 중단해야 한다"며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의 폐지와 자율계약체계로의 전환을 공식 정책의제로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병의협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 국민의 치료 선택권까지 줄이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의료기관의 공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국가가 비용과 책임은 충분히 부담하지 않은 채 진료와 가격에 대한 권한만 확대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