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난소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PARP 억제제가 BRCA(유방암 원인 유전자) 양성 유방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첫 3상 임상 연구가 나왔다.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Mark E. Robson 박사는 4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BRCA 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표준치료 대비 올라파닙(제품명 린파자) 효과를 확인한 3상 임상 OlympiAD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BRCA 변이가 유전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거나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 HER2 음성 등 세 가지 음성을 가진 환자다.
연구팀은 환자를 올라파닙 단일치료 또는 표준치료인 화학치료 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올라파닙 치료가 화학 치료 대비 전이 진행을 42% 감소시키고, 3개월 진행을 지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진행 발생까지의 기간 또한 올라파립군이 길었다.
객관적 반응률은 올라파닙과 화학 치료군 각각 59.9%, 28.8%였고,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36.6%, 50.5%로 올라파닙이 낮았다.
글로벌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도 기저 대비 모든 시점에서 올라파닙군이 더 호의적이었다.
Robson 박사는 "BRCA 변이 관련 유방암 환자에서 표준 치료와 PARP 억제제를 비교해 개선된 효과를 확인한 첫 연구"라면서 "특히 젊은 환자에서 치료가 어려운 세 가지 음성을 가진 유방암 타입에 올라파닙이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 환자 중 3%에서 BRCA1과 BRCA2 변위가 유전되는데 이는 세포의 DNA 손상 복구 능력을 저하시킨다. 올라파닙은 세포 DNA 복구 시스템인 PARP1과 PARP2에 주요 역할을 하는 차단제로 현재 BRCA 관련 난소암 치료제로 미국 FDA 및 식약처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ASCO Daniel F. Hayes 회장은 "BRCA 양성 유방암 환자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주는 새로운 계열의 치료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면서 "유전 형질 변화에 기반을 둔 유방암 치료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에 기초한 치료까지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PARP 억제제의 유방암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3상 임상이 4개 진행 중인데, 그 중 첫 번째 결과가 이번에 발표된 OlympiAD다.
ASCO 관계자는 "추후 연구를 통해 올라파닙이 화학 치료에도 악화한 환자에서 어떻게 잘 작용하는지, 올라파닙 치료에도 악화됐을 때 백금 기반 화학 치료가 유용할지 등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