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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한때 의사인 적이 있었다

    현 의료수가는 폭력에 가까운 수준이다

    [칼럼] 서산굿모닝의원 박경신 원장

    기사입력시간 2016-09-04 23:53
    최종업데이트 2016-09-05 01:4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수 년 전 봉직으로 근무할 때였다.
     
    귀국 중 기내에서 응급환자 도움을 청하는 방송을 듣고 도와 준 적이 있다.
     
    비행기 회항 여부의 결정이 가장 어려웠다.

    다행이 기내에 준비된 약품으로 증상이 호전되어 정상적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전에 처치한 내용을 기록해 달라고 해서 기록해 주었고, 명함을 달라고 해서 주었다. 그 후에 감사의 편지와 명품 볼펜을 보내 주었다.

    봉직의 때도 잘 몰랐다. 레지던트 때는 더욱 몰랐다.

    레지던트 때 환자 옆에서 밤샘 하며 좋아지는 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가 전부인 줄 알았다 .
     
    개업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현재 의료수가는 폭력에 가까운 수준이다. 

    의료수가가 도대체 어느 정도 일까?

    알기 쉽게 식대로 예를 들자. 정신과 의료급여환자 한끼 식대가 2760원이다. 2007년에 인상된 가격이다.

    2016년 현재까지 1원 한 푼 인상 되지 않았다. 

    자영업자인 개원의가 수가가 맞지 않아 휴진하겠다고 하면 정부가 수가를 맞춰줘야지, 일을 하지 않는다고 처벌하겠다고 하는 것은 노예를 부리는 염전주인하고 뭐가 다른가?

    갑 질도 이런 갑 질이 없다 .

    의사를 하면 할수록 애국심이 없어진다.  한 명의 의사가 하루 50명 이상 환자를 본다는 게 정상인가?

    병원 왔다가는데 드는 버스비보다 진료비 본인부담금이 싼 게 정상인가? 사람 진료비가 동물 진료비보다 싼 게 정상인가? 환자가 먹은 약값을 심평원 지침과 다르다고 해서 의사에게 갚으라고 하는 게 정상인가? 의사의 진료비가 약사의 약 포장비보다 싼 게 정상인가? 치료비가 얼마나 된다고 의료사고 나면 수 억원을 배상하라고 하는 게 정상인가?
     
    산부인과 의사가 분만 안하고 쌍커플수술해야 먹고 사는 나라가 정상인가? 흉부외과의사가 종합병원에서 내쳐지고 의원에서 감기환자 보는 게 정상인가? 분만이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의대 정원 늘리자고?

    수술할 의사는 넘쳐나는데 그걸로 먹고 살 수 없어서 수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 이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정상으로 고칠 것인가?
     
    의료수가 정상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의료수가 정상화' 이건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의사 빼놓고는 모두가 반대한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생각이 옳은 것은 아니다.


    *본 칼럼은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