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대책’에 발표한 종별가산율 개편과 관련해 의원급에 대한 ‘조삼모사’ 정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모든 유형별로 적용됐던 15% 종별가산율을 인하해 상대가치점수에 흡수시킴으로써 당장은 손해가 없어 보이지만, 상대가치점수 인상 시 의원급만 종별가산이 0%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른 유형과 비교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1월 31일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통해 정부는 그간 상급종합병원 30%, 종합병원 25%, 병원 20%, 의원 15%였던 수술, 처치, 기능검사의 종별가산을 상급종합병원 15%, 종합병원 10%, 병원 5%, 의원 0%로 조정하는 대신 상대가치점수 15% 인상해 “변화가 크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상대가치 3차 개편(안)에 따라 유형별 종별가산율 15%가 상대가치 점수로 반영될 경우, 의원급 개편 전과 변동이 없지만, 병원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수가가 미세하게 인상되게 된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필수의료 상대가치 3차개편 설명자료’에 따르면 상부소화관내시경검사의 기존 상대가치 점수 647.21점에 상대가치점수 15%가 인상되면 744.29점이 된다. 여기서 점수당 단가에 종별가산을 더하게 되면 의원급은 6만8550원으로 현행과 개편 후 변동율이 0%다.
하지만 병원급과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종별가산 5%, 10%, 15%를 더해 수가가 소폭 인상되면서 수가가 0.63%, 1.19%, 1.74% 인상된다.
현재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향후 5년, 10년 후 이러한 격차가 쌓이면 의원급의 손해가 커진다는 지적이다.
일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종별가산 개편 전에 의원급은 1000원하던 검사수가에 종별가산 15%를 더해 1150원을 받을 수 있는데, 향후 2%씩 수가가 인상된다고 가정할 경우 종별가산 15%와 2%의 수가 인상률 효과로 10년 후에는 1401.84원이 된다. 상급종합병원 역시 개편 전에는 1000원하던 검사수가에 종별가산 30%를 더해 13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2% 수가 인상이 더해지면 10년 후에는 1584.69원으로 인상된다.
종별가산 개편 후에는 어떨까? 의원급은 종별가산이 사라지고 상대가치점수에 기존에 15%의 가산이 포함되면서 시간이 지나 2% 수가 인상이 발생해도 종별가산 개편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이에 10년 후에도 1401.84원으로 같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은 기존 종별가산 30%에서 15%로 감소하지만 상대가치점수에 15%가 흡수되면서 첫해 1322.50으로 소폭 상승하며 향후 2% 수가 인상시 복리 효과로 인해 10년 후에는 1612.12원으로 더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런 가정하에 10년 후 의원급은 현행 15% 종별가산이 있을 때와 종별가산이 사라진 뒤의 차이가 없는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종별가이산 개편돼도 15% 종별가산이 남아 있기 때문에 27.43원이 증가하게 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당장에는 의원급에 수가 변동이 없고, 병원급의 수가 인상 등 혜택이 미미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향후 수가협상을 통해 유형별 환산지수가 인상되게 되면 의원급은 15%가 가산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데 반해 병원급은 5%, 10%, 15% 종별가산이 붙게 돼 인상 효과를 누리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관계자는 “현재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10년 후에는 그 차이가 엄청나게 될 것이다. 의원급은 수년이 지나도 상대가치점수 인상 그대로인데, 타 유형은 계속 이득을 챙기게 된다. 그러다가 수가 인하라도 하면 의원급은 나락에 떨어지게 된다”며 사실상 의원급에 굉장히 불리한 제도라고 반발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현행 유형별 수가협상에 따른 점수당단가 인상률을 반영하면 10년 후 의원급과 상급종합병원 간 격차가 오히려 축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점수당단가 연평균증가율인 의원급 2.74%, 병원급 1.65%를 함께 적용해, 종별가산 개편 후 10년 후를 계산하면 상종수가가 의원수가에 비해 10.59% 낮게 책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관계자는 "상대가치 점수는 계속해서 변동되므로 현재 점수로 미래를 추정하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 5년마다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해야한다는 대원칙이 있어 장기 추정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