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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원 청문회’ 방불케 한 복지위…법무장관 후보자 대신 진땀 뺀 복지부·식약처

    국민의힘 “전화 한 통에 임상 승인 의혹”…민주당 “검찰 무혐의, 일방적 진행 유감”

    복지부 “R&D와 임상 승인은 평가기준 달라”…식약처 “실제 심사 11일·검찰 무혐의”

    기사입력시간 2026-09-11 13:24
    최종업데이트 2026-09-11 13:24

    (왼쪽부터)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법률안 대체토론을 위해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둘러싼 현안질의로 변질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넨셀 치료제의 비임상 유효성 근거와 이례적으로 짧은 승인 기간을 문제 삼으며 특혜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가운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R&D 지원과 임상시험 승인의 평가 기준이 다르고 동일한 심사 절차를 거쳤다며 번갈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법률안과 청원 등을 상정해 대체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장관 후보자가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ES16001’ 임상 2·3상 시험계획 승인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제넨셀이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이후 보건복지부 연구개발(R&D) 지원사업에 5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복지부는 비임상시험에서 유효성 근거가 미약하다고 평가했는데 식약처는 임상 2·3상을 승인했다”며 “당시 신물질 코로나19 치료제의 평균 승인 기간은 71일이었지만 제넨셀은 김 후보자의 연락 이후 33일 만에 승인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제넨셀이 신물질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가장 많은 14개 보완 항목을 요구받고도 보완자료 제출 8일 만에 추가 요구 없이 승인됐다며 심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도 14개 보완 항목에 30건이 넘는 세부 요구사항이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상반응에 대한 안전조치와 안전성 모니터링위원회, 유효성·안전성 평가 지침 등이 미흡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관련 심사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 고강도 신속심사 프로그램을 적용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오 처장은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45건에 대해 식약처가 실제 심사에 사용한 기간은 평균 10일이었고 제넨셀은 11일이었다”며 “전체 45건 가운데 26건이 한 차례 보완으로 마무리됐다. 1차 보완만으로 승인됐다는 이유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는 동일한 규정과 심사 기준, 절차에 따라 과학적으로 심사했다”며 “식약처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6차례 압수수색을 받는 등 약 2년간 수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복지부의 R&D 지원 심사와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목적과 평가 기준이 서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비임상 유효성 근거가 미흡하거나 약하다’는 평가가 유효성이 아예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R&D 지원은 사업화 가능성과 제품 차별성, 개발 성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69건이 R&D 지원을 신청했지만 8건만 선정됐다”며 “제한된 예산 안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우선 선정하는 R&D 심사와 임상시험 승인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가 현안질의가 아닌 법률안 대체토론을 위해 소집됐다며 거듭 반발했다. 김 후보자 의혹을 다루려면 양당 간사 협의를 거쳐 별도의 현안질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 도중 “오늘은 현안질의가 없지 않느냐”, “여기는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이 아니다”, “대체토론인지 현안질의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항의했다. 일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련 자료를 사전에 준비한 점을 들어 일방만 현안질의를 준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오늘은 상정 법안에 대한 대체토론을 하기로 했다”며 “상정 안건 이외의 현안을 질의하려면 여야 간사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위원장이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의원들이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사안을 수시로 다루게 되고, 결국 다른 의원들의 발언권을 제한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간사인 서영석 의원도 “그동안 쟁점이 뜨거웠던 사안도 원만하게 논의할 수 있었던 것은 양당 간사 합의를 전제로 의사진행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쟁점이 있더라도 충분한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오늘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 같은 의사진행에 유감을 표한다”며 “식약처는 지난 정부에서 2년 동안 수사를 받아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심사 기준이나 순서를 변경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인데, 대체토론과 관련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당시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야 모두 국산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요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허 의원은 “2020~2021년은 특정 회사를 지원하자는 것이 아니라 백신과 치료제를 어떻게든 빨리 개발하자며 여야와 정부, 제약회사가 힘을 모으던 시기”라며 “검찰이 식약처를 6차례 압수수색하고 2년 넘게 수사한 사안을 놓고 지금 다시 싸우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만희 복지위원장도 회의 말미에 사전 간사 협의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우려하는 점을 잘 새기겠다”며 “오늘도 간사 협의를 먼저 해 별도의 날짜를 잡았다면 대체토론에서 이 문제까지 다루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 의혹과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양당 간사가 별도의 현안질의 일정을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곧바로 제넨셀 사건을 “전형적인 주가조작”이라고 규정하며 관련 의혹을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내용을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임상시험 승인이 주가조작 세력에 이용된 측면이 있다”며 식약처에 제출 자료의 사실관계를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응급의료 취약지 지정기준과 자살예방, 돌봄기본법 등 일부 정책 현안도 언급됐다. 그러나 회의의 상당 부분이 김 후보자의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이를 둘러싼 의사진행 공방에 할애되면서 법안의 필요성과 정책 대안을 검토하는 대체토론은 사실상 힘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