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한방병협 이진호 부회장 "의·한방 교차고용, 선진국들 부러워 해…의과 진료 건보 지출 더 많아"

    의·한방 교차고용 폐지하자는 의료계 주장 근거 빈약…'세트청구' 단어 자체가 프레임

    기사입력시간 2025-09-30 09:03
    최종업데이트 2025-09-30 10:06

    대한한방병원협회 이진호 부회장(자생한방병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한방병원협회 이진호 부회장(자생한방병원장)이 29일 의·한방 교차고용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발생시킨다는 의료계 주장에 "의과 치료만 받았다면 비급여 실손 등으로 의료비 지출이 더 컸을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앞서 전날인 28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심포지엄을 통해 "한방병원이 의사를 교차 채용, 의·한방 '세트청구'를 통해 건보 재정을 과도하게 낭비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진호 부회장은 이날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병원급 의사, 한의사 교차 고용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미국이나 유럽, 중동 등 해외 의료진이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는 사례"라며 "기존 현대 의학의 한계점을 느낀 서양 의사들이 대체의학, 한의사 침술 등과 협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다른 나라는 오히려 배우려고 하는 제도를 유독 한국 의사들만 반대한다. 의료계가 최근 의사 부족 문제, 지역·필수의료 이슈를 다른 방향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한의계를 이용한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특히 한방병원협회는 의료계의 주장 자체가 근거가 빈약하다고 평가했다. 의한방 교차고용에 따른 추가 건보 재정 손실 지표가 정확히 수치화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부회장은 "협진제도가 건보 재정 누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려면 교차 고용 전과 후의 진료비 차이가 얼마인지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것도 없이 무조건 낭비라고만 하면 억지"라며 "이는 자신들 의과 병원에서 써야 할 돈을 한방병원에서 썼기 때문에 억지로 낭비라는고 하는 주장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환자들이 한방치료를 받지 않고 모두 양방치료만 받았다면 의과 병원 내 비급여 실손을 악용한 과잉진료에 의해 의료비 지출이 훨씬 컸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건보 재정지출 또한 눈덩이 처럼 불어났을 것이다. 누가 재정낭비를 더 하는지 보기 위해 건보 급여와 비급여까지 다합쳐서 환자당 진료비를 한번 따져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진호 부회장은 한방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실손보험이 한방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기 돈을 내고 치료 받는 것은 병원에 간다. 그런데 자동차 보험은 한방도 급여가 되기 때문에 똑같이 급여가 되는 상황에서 점차 한방병원, 한의원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라며 "환자 선호에 따라 한의 치료비가 병원치료비를 역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방 세트청구가 늘어나면서 건보 재정 지출이 커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세트청구라는 말 자체가 프레임이다. 한방병원에선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필요한 침, 추나 요법, 물리치료 등을 해주는 것일 뿐"이라며 "필요한 치료를 하는 것을 세트치료라고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것이다. 반대로 의과에서 감기 환자에게 진통제, 해열제를 처방하면 이것도 세트치료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