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열린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직무관련 주식 거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백경란 질병청장이 십자 포화를 맞았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감 시작 직후부터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백 청장의 주식거래 내역 자료 제출을 거듭 촉구했다. 질병청이 국민 2만여명의 코로나19 확진 이력, 코로나 백신 접종 이력을 제출한 것에 대해선 백 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국감 시작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감 첫 날에 백 청장의 주식거래 내역을 요구했는데, 3주 지난 국감 마지막 날까지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 사이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백 청장의 보유 주식 중 하나인 신테카바이오가 400억대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져 그 과정에서 백 청장 역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사혁신처 심사 결과 배우자의 주식 두 종목 SK와 엑세스바이오는 직무 연관성이 있는 걸로 결론났는데, 이 중 엑세스바이오는 관보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주식으로 질병청장 임명 이후 매입한 것 아니냔 의혹도 나온다”며 “이쯤되면 질병관리청장이 아니라 주식관리청장 아니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방역을 컨트롤 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컨트롤 하는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국감 기간에 해명 기회를 줬고, 자료를 제출하는 순간 다 해명되는 단순한 내용인데 계속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1차 질의 종료 전까지 요청한 자료에 대한 세세한 내역을 다 보고하라”고 했다.
백 청장의 자료제출 거부에 대해선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라. 뭐가 그렇게 떳떳하지 못하냐”며 “자료를 제출하고 과거부터 이어져온 질병청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혁파하는 데 나서달라”고 했다.
질병청이 감사원에 국민 2만여명의 코로나19 확진이력과 코로나 백신 접종 이력 자료 등 민감정보를 제출한 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월 4일 3561명의 코로나19 확진 이력 및 코로나 백신접종 이력, 9월 28일에 2만820명의 코로나19 확진 이력 자료를 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국민들은 자신의 백신 접종 이력과, 확진 이력이 어디에도 쓰이지 않는단 믿음이 있어 질병청에 협조했던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질병청이 국민을 배신해 개인의 민감정보를 통째로 넘겨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해당 내용을 보고받고도 감사원에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백 청장은 더 이상 방역 정책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거취를 표명하는 게 맞다”고 백 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은 감사원의 제출한 자료를 국감에 제출하지 않고 있는 문제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질병청이 코로나 관련 개인 정보는 검찰과 경찰에도 내주지 않았는데 감사원엔 제출했다”며 “이에 의원실에서 감사원의 저인망식 감사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와 동일한 자료 제출을 질병청에 요구했는데 민감한 개인정보란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했다.
백 청장은 이에 대해 “개인 민감정보가 잘 보호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하위 규칙에 민감정보를 포함해 제출할 수 있도록 돼 있고, 검찰에도 조사목적으로 요구가 왔을 때 제출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