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말기간부전과 간암을 앓던 모로코 국적의 아버지에 두 아들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수혜자인 모하메드 엘 케타니(64) 씨는 20년 전 C형 간염으로 간경화와 간부전을 앓아왔다. 10년 전 신약 치료를 통해 간염은 치료됐으나 간 기능의 85%가 손상된 상태였다. 지난해 말 프랑스에서 간이식 대기 등록 검사를 받던 중 간암 극초기가 발견됐다. 색전술로 종양을 제거했으나 올해 2월 추적 검사에서 6cm 크기의 새로운 종양이 확인되며 간내 문맥까지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의료진은 뇌사자 간이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식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하메드 씨의 둘째 아들 오마르(30) 씨는 프랑스에서 심장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형 하침(33) 씨와 함께 전 세계 간이식센터의 논문을 조사한 끝에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2년 간이식 도입 이후 2025년 초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 최초로 간이식 9000례를 달성했다. 연간 수술 건수는 500례이며, 이 중 생체간이식은 400례에 달한다. 프랑스 주요 센터의 연 생체간이식 건수는 10례,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30례 수준이다.
모하메드 씨는 아들의 기증 수술 위험을 우려해 한국행을 거부했다. 그러나 두 아들은 서울아산병원의 생체간이식 기증자 사망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했고, 삼부자는 4월 초 한국에 도착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송기원 교수가 4월 8일 입원한 모하메드 씨의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진행성 간암 재발 위험과 135kg에 달하는 과체중으로 인해 단일 기증자 간으로는 용량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2000년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석좌교수가 세계 최초로 고안한 2대1 생체간이식 시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664례의 2대1 생체간이식을 시행했다. 또한 오마르 씨는 아버지와 혈액형이 달랐으나, 서울아산병원이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1100례 이상을 시행한 경험으로 인해 기술적 문제는 없었다.
5월 22일 오전 8시 삼부자는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송기원 교수와 정동환 교수가 기증자 간 절제 수술을 집도했다. 첫째 아들의 간 좌엽 절제는 최소절개기법으로 복부에 10cm 미만 절개를 통해 진행했고, 둘째 아들의 간 우엽 절제는 복강경을 이용해 흉터를 최소화했다.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모하메드 씨의 간이식을 집도했다. 간경변증으로 간 크기가 줄고 복수가 차 있었으며, 간문맥 침범이 의심돼 무접촉 기법으로 간 전체를 절제했다. 이식 과정에서 횡격막 아래 공간이 좁아 부신을 포함한 오른쪽 신장을 배 앞쪽 아래로 이동시켜 공간을 확보했다. 오전 8시 시작된 수술은 새벽 2시 17시간 만에 종료됐다.
삼부자는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 중이며, 모하메드 씨는 다음 주 퇴원 예정이다.
이승규 석좌교수는 “모로코 삼부자가 한국을 찾은 것은 우리나라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며 “전 세계 말기간질환 및 간암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고 고국에서 새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씨는 “두 아들의 결심으로 서울아산병원을 만나 건강을 되찾았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감정을 따뜻하게 보듬어 줬다”고 말했다. 오마르 씨는 “서울아산병원의 우수한 의료 기술과 인간적인 태도에 감명받았다”며 “언젠가 여기서 연수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