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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니아에서 개발 중인 루푸스사구체신염 치료제와 美FDA 신속심사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기사입력시간 2019-12-19 06:46
    최종업데이트 2019-12-20 09:32

    사진: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오리니아(Aurinia Pharmaceuticals)는 칼시네리움 억제제인 보클로스포린 (Voclosporin)을 다양한 염증과 자가면역증상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었는데 임상시험 3상 결과를 2019년 12월에 발표했다. 임상시험 결과 보클로스포린은 루푸스사구체신염(Lupus Nephritis) 환자들에게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다. 개발중인 이 치료제를 예로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승인 단계에서 시행하고 있는 신속심사(Fast Track)의 이점들에 대해 알아봤다.

    신약개발과정에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FDA에 신약승인 신청(NDA)을 한다. 신청된 서류는 심사기간이 최소한 10개월 걸리는 표준심사(Standard Review) 혹은 그보다 적게 걸리는 다른 심사과정을 거쳐 FDA로부터 승인여부를 결정 받는다. 신속심사는 개발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4가지 제도들 중 하나다. 빠르게 신약이 개발될수록 개발사, 승인기관, 환자 모두에게 이로우므로 신속심사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신속심사대상으로 선정되려면 신청조건에 심각한 질병(serious diseases)을 대상으로 절실히 필요(unmet need)한 치료약이나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개발사에서 증명해야 한다. 

    어떤 병이 심각한 질병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심각한 병인지 판단은 상당히 주관적인 의견에 의해 결정될 것 같지만 그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판단도 있을 것이다. 암이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심각한 병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본다면 몇 년 전까지는 갑상선암을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제는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치료가능성이 그 사이에 높아졌기 때문이다. 심각한 병이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오리니아에서 진행중인 루푸스사구체신염 치료제의 개발과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전문가들은 루푸스사구체신염의 심각성을 안다. 그래도 심각한 질병이라는 증거를 개발사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개발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사용했을 것이다. 

    이 질병은 자가면역 질환인 전신홍반성루푸스증상 중에서 신장에 영향을 주는 질병이다. 이 질병은 신장에서 대사산물폐기물을 걸러주는 사구체에 있는 혈관이 면역체계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된 염증, 부종, 상처 등의 복합증상을 나타낸다. 신장에 염증이 생기면 신장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며 단백질이 오줌으로 빠져나간다. 대부분의 말기 환자들은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며 일반적으로 감염과 복합 심질환을 겪는다. 투석을 시작한지 3개월안에 대부분 환자들은 감염으로 인해 사망한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도 첨가했을 것이다. 루푸스사구체신염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치료 목적은 더 이상 상태가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가능하면 질병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있다. 발병 초기에 신장 조직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면 신장이식을 피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성루푸스 환자의 60% 정도는 이 병으로 진행된다. 세계적으로 약 100만명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모든 정보들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신속심사에 목적에 맞는 논리는 '생존율이 낮다'는 사실과 투석을 해야 하기때문에 '환자들의 일상이 매우 불편하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로 신약후보물질 혹은 신약후보물질을 이용한 치료법은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득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선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있어야 한다. 현재 치료약이 없는데 임상시험에서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면 가장 좋으며 차선책으로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이 높다고 하면 된다. 실제로 루푸스사구체신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아우리니아에서는 임상시험 2상 결과를 이용했을 것이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루푸스사구체신염을 치료하기 위해 보클로스포린을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상품명 CellCept)과 미량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를 병용으로 처방했다.

    임상시험 2b는 2014년 6월 26일 시작됐으며, 20개국 73 병원에서 모집한 265명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시험에서 치료한지 24주 경과시 개발중인 약을 적은 양 투여하면 32.6%, 많은 양 투여하면 27.3%, 기존 치료법을 사용하면 19.3% 환자들이 치료됐다. 치료하면서 48주 뒤 비교한 효능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24주와 48주 동안 약물을 사용한 결과 신약후보물질은 기존치료제보다 2배 높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수는 신약후보물질과 기존약물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 같이 심각한 질환을 기존치료제 혹은 기존치료방법보다 두 배나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결과는 신속심사(Fast Track) 제도를 도입한 목적에 합당했을 것이다. 신속심사는 임상시험 중에 어느 단계에서나 신청할 수 있다. 이 지정을 받으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FDA 관계자와 자주 만나거나 메일을 주고받으며 임상시험을 같이 설계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4월 아우리나아는 FDA로부터 이 질병 치료제에 대해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 받았다. 아마 임상시험 3상(AURORA)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임상시험 3상의 목적은 미소량의 스테로이드와 모페틸을 이용해 치료하는 환자들에게 보클로스포린을 첨가하면 전반적인 신장반응율(renal response rate)의 증가 여부와 이 반응이 빨리 일어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1차 평가지수로 투약 후 48주만에 나타나는 완전한 신장반응을 보이는 환자로 선정했으며, 그 외에 다섯 가지 2차 평가지수를 선정했다(아래 표 1 참조). 2019년 12월 5일 밝혀진 결과에 따르면 보클로스포린이 기존치료법보다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보클로스포린은 1차 평가지수였던 신장치료효과는 통계적으로 우수성을 보였는데 안전성면에서 기존치료법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임상시험계획에 평가하기로 계획돼 있던 2차 평가지수들도 모두 통계학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환자 357명이 임상시험에 참가했으며, 이중에서 기존치료법으로 22.5% 환자들에 비해 보클로스포린으로 치료한 환자들은 40.8%가 온전한 신장반응으로 설정돼 있던 치료효과를 보였다(OR 2.65: p<0.001).

    또 2차평가지수 중 24주와 52주째 검사한 부분적인 치료효과와 오줌에 단백질과 크레아틴 비율(urinary protein-creatinine ratio, UPCR) 0.5이하로 도달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보클로스포린이 우수했다. 그리고 데이터는 임상시험 계획단계에서 포함시켰던 대로 나이, 성별, 인종, 지역, 마이코페놀레이트사용 등으로 나눠 분석해도 보클로스포린이 우수했다. 또, 다섯가지로 설정되어 있던 2차 평가지수들도 모두 기존치료법보다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

     

    보클로스포린은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모든 환자들이 잘 이겨냈다. 심각한 부작용(serious adverse effects, SAEs)은 보클로스포린을 사용한 환자들 중에 20.8%에 나타났으며 기존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들 중 21.3%에서 나왔다. 병균 감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났는데 10.1% 대 11.2%였다. 사망률은 1명 대 5명으로 보클로스포린이 기존치료약보다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52주가 됐을 때 다른 칼시네리움 억제제들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인 사구체에서 오줌을 거르는 기능(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이 감소하는 환자 혹은 혈압, 당 및 지질이 증가하는 환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 2상과 3상 결과로 약의 효능을 입증했으므로 수순대로 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할 것이다. 아우리니아는 이 약물을 승인 받기위해 어떤 행보를 취하게 될까? 보클로스포린은 2016년에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을 받았으므로 이 제도의 이점을 활용할 것이다.

    일반코스의 경우에는 심사를 신청하려면 심사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완전히 준비해 제출해야 한다. 그와 달리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을 받으면 심사를 받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준비되는 대로 준비된 섹션을 따로 제출할 수 있다. 이렇게 제출된 서류는 섹션별로 바로 심사를 받게 된다. 

    신약승인신청을 하는 과정에 우선심사(Priority Review)를 신청할 것이다. 이 제도는 1992년에 미의회를 통과한 처방치료제사용자법안(PDUFA)에 따라서 제정됐다. 우선심사를 신청하면 신청서류가 접수되는 날로부터 날부터 60일 이내 우선심사여부를 결정하여 통보한다.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되면 신약승인신청을 마친 날부터 6개월 내 승인여부가 결정되는데 3개월 이내 승인된 선례들도 있다. 지금 상태로라면 내년 1분기에 서류제출을 마치고 2분기에 허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보클로스포린은 효능면에서 보았을 때 1차 평가지수나 2차 평가지수 모두 기존 치료방법보다 2배 이상 환자들에게 치료효과를 보였다. 부작용 측면을 보면 기존치료법과 비슷하다. 357명 환자들 중에서 6명이 사망했는데 보클로스포린을 투여 받은 환자는 1명 기존치료제를 투여 받은 환자는 5명이었다. 여기까지 고려한다면 획기적인 치료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FDA 심사과정은 3상 결과 뿐 아니라 전임상결과까지 동시에 심사한다. 2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2상에서는 대조군 88명 중 1명이 사망한데 비해 보클로스포린을 사용한 177명중 12명이 사망했다. 이 사실 혹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이 있는지 여부와 임상시험 2상에서 나타난 높은 사망률이 승인에 앞서 FDA 자문위원회를 소집할 이유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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