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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의대, 병원 실습 의대생들에 매일 ‘동선보고’ 강제 논란

    인터넷 카페 댓글로 매일 남기고 기한 어기면 감점 조치까지...병원측 “원내전파 막기 위한 조치” 해명

    기사입력시간 2022-01-05 09:38
    최종업데이트 2022-01-05 12:51

    사진=아주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아주대의대가 병원 실습을 받는 의대생들에게 매일 동선을 보고받아 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정작 병원 직원들은 동선보고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도한 조치인 데다, 학생들이 동선보고를 거짓으로 하더라도 확인이 어려워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아주의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지난 2년여간 병원 실습을 하는 의대생들에게 일일 동선보고를 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시 감점 조치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실습 의대생들은 실습 기간 동안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동선을 특정 포털사이트 카페에 비밀 댓글로 남겨야 한다. 통상 본과 3, 4학년생들은 학기 중 대부분이 실습 수업인 만큼 방학과 주말 등을 제외한 1년 내내 동선을 보고해야 하는 셈이다.
     
    정해진 시간까지 동선을 보고하지 않을 경우 태도 점수가 깎이는 페널티도 있다. 학생들은 감점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일 동선을 보고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아주의대 졸업생은 “실제로 동선보고를 하지 않아 감점을 당한 사례도 있다”며 “학생들 대부분은 과도한 조치라고 생각했지만 학교나 병원에 반대 입장을 내기가 부담스러워 참는 분위기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원 직원은 동선보고를 하지 않는데 왜 학생만 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심지어 거짓으로 동선을 보고하더라도 확인이 불가능한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아주의대에 의대생 동선보고를 요구한 아주대병원은 원내 전파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학생들은 불편할 수 있겠지만 병원은 원내 전파시 의료진 격리 등 여파가 크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할 수 밖에 없다”며 “거짓으로 동선보고를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정부의 역학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직원들은 동선보고는 하지 않지만 사적모임을 갖지 않도록 지침이 내려져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주요 병원들은 실습 의대생들에 대한 동선보고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실습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문진표 작성, 발열 등 증상 체크 정도만 진행하고 있었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선보고는) 실습기간 중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온 조치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적용하기엔 어려움과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병원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예방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접종 미완료 학생에 대해서는 주 1회 정도 PCR 검사를 강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