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널리 사용되는 이부프로펜(ibuprofen)이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간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마우스 모델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도 현저하게 나타났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알드린 고메즈(Aldrin V. Gomes) 박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이부프로펜으로 치료받은 마우스의 간에서 영향을 받는 주요 경로로 에너지 대사 및 단백질 분해의 성별 특이적 변화'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부프로펜은 소염,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일반의약품(OTC)으로 널리 사용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로는 애드빌, 부루펜, 이부펜, 캐롤에프, 이지엔6 등이 있다.
연구팀은 "고용량으로 이부프로펜을 만성적으로 사용하면 심혈관, 신장, 위장관 및 간 손상 위험이 증가한다"면서 "간에 대한 이부프로펜 매개 효과의 기본 메커니즘은 불분명하다"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고메스 박사팀은 일주일 동안 적당한 양의 이부프로펜(성인이 aodlf 약 400mg을 복용하는 것과 동일한 양)을 일주일간 마우스에 투여했다. 그리고 UC Davis의 프로테오믹스 코어 시설에서 최신 질량분석법을 사용해 간 세포의 모든 대사 경로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이부프로펜으로 치료받은 수컷 마우스에서 최소 34개의 서로 다른 대사 경로가 변경된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는 아미노산과 호르몬, 비타민 대사에 관여하는 경로와, 세포 내 반응성 산소 및 과산화수소 생산이 포함됐다. 과산화수소는 단백질을 손상시키고 간세포에 스트레스를 준다.
고메스 박사는 "우리는 이부프로펜이 예상보다 간에서 단백질 발현 변화를 더 많이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수컷과 암컷 생쥐 간에서 서로 다른, 경우에 따라선 반대의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발견했다.
예를들어 프로테아좀(불필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수컷과 암컷에서 다르게 반응했다. 또한 암컷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시토크롬(cytochrome) P450 활성을 높이지만 수컷에서는 감소시켰다.
고메스 박사는 "시토크롬 P450 증가는 이부프로펜으로 복용한 약물이 남성에서 더 오래 체내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현상이다"면서 "모든 약물에 부작용이 있으므로 완벽한 약물은 없다. 이부프로펜과 같은 약물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가벼운 통증과 같은 특정 상태에서는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과학계가 약물 대사 및 효과에 대한 성별 차이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