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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만취약지 임신부 비대면 환자관리, 안전성 검증 없인 절대 안돼"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산모-태아 두 생명 시험하겠다는 것...복지부 형식적인 회의 진행 개탄"

    기사입력시간 2020-06-08 16:41
    최종업데이트 2020-06-08 16:4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8일 성명서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분만취약지 임신부를 대상으로 시행하려는 '비대면' 환자관리 시법사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를 산모와 태아 두 생명을 상대로 시험하겠다는 시도를 위한 형식적인 회의 진행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의사회에 따르면 2월 5일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하고 분만취약지의 안전한 분만 환경 조성을 위해 분만취약지 임신부에 임신, 출산 관련 교육상담, 산전 건강관리 등을 지원하는 신규 건강보험 수가 적용 시범사업(분만취약지 임신부 건강관리 지원 사업(가칭))을 추진하는 것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월14일 '분만취약지 임신부 재택 의료 수가 시범사업 추진방향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는 두 가지 안건을 제시했는데, '대면진료' 교육상담과 한 달에 2회 이상 분만취약지 임신부에게 의료인이 전화를 걸어 문진하는 것에 대한 '비대면 진료' 환자 관리였다.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 환자 관리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담보할 정보가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족한 임상 정보로 임신부와 특히 태아의 임상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 의도와 달리 분만취약지 임신부가 이러한 '비대면 진료'를 산전관리의 한 회로 오인해 도리어 임신부와 태아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했다.

    의사회는 “어떤 임상 시험이나 기술의 적용이 임신부에게 시행될 때는 다른 임상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되고 안전성이 담보된 후에야 시행되는 것이 의학적 관례다. '비대면 진료'가 임신부 이외의 대상 군에서 충분히 시행돼 안전성이 검토된 이후에 시행돼야 마땅하므로 참석자 다수가 반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당시 2월20일 우리 의사회는 보건복지부로 공문을 보내 '비대면 진료' 시행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의사회는 "5월 25일 '분만취약지 임신부 재택 의료 시범사업 협의체(1차) 회의'가 개최됐는데 논의에 참여했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표 위원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해 회의에 참여하지 못해 유감을 표명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라며 ”복지부는 이번에도 간담회 때 제시한 '대면진료'와 '비대면 진료' 두 안건을 변경 없이 그대로 제시하면서 회의를 진행했고 참여한 전문가 대다수 위원들은 또다시 '비대면 진료'의 위험성과 실효성을 문제 삼아 시범사업으로 시행되는 것에 반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의사회가 '비대면 진료' 안건에 대해 협회 소속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시범사업 시행에 대한 찬반의 설문조사를 시행했으며 참가한 623명 중 98.5%가 시행에 반대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회는 “6월4일 '분만취약지 임신부 재택 의료 시범사업 협의체(2차) 회의'에서도 보건복지부는 이번에도 '대면진료'와 '비대면 진료'의 동일한 안건을 변경 없이 그대로 가지고 나와 회의를 진행했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비대면 진료' 안건은 이미 2월14일 열린 첫 간담회 이전에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안건이므로 이런 협의체 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더라도 시행돼야 할 안건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 협의체 회의는 형식적인 절차의 회의임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의사회는 "산모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학적 시범사업을 안정성과 실효성을 확인하지도 않고 전문가들의 우려와 상관없이 형식적인 회의를 하면서 밀어붙이면 된다는 것에 경악한다. 타당하지 못한 과정으로 선정된 '분만취약지 임신부 재택 의료 시범사업' 중 임신부에 대한 '비대면 진료' 안건이 분만취약지 임신부에게 섣불리 시행돼 시범사업의 의도와 달리 도리어 나쁜 결과를 초래될 우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