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대전 성모훼밀리의원 오정균 원장님, 환자의 말을 귀 담아듣고 바로 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입상작]③ 2등 한정선씨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의원'

    기사입력시간 2023-02-05 14:11
    최종업데이트 2023-02-12 12:01

    메디게이트뉴스 캠페인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동네의원 원장님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들의 평소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고 아픈 것이 싹 낫도록 약을 처방해주십니다. 혹시라도 더 큰 질환으로 위험이 있으면 검사를 더 받아보게 하거나 큰 병원에 가보라고 알려주십니다. 환자들은 동네의원에 다니면서 아픈 것도 싹 낫고 동네의원 원장님들과 함께 건강을 지켜나갑니다. 

    의료전문매체 메디게이트뉴스는 지난 연말 동네의원을 이용해본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네의원 이용 일반인 수기 공모전,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에서 입상한 작품 21개를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 회복의 취지로 진행하며, 일차의료기관의 중요성도 일깨워보고자 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상금을 후원했습니다.  

    ①1등 김선호씨: 경남 창원시 이현연합의원 정창현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②2등 김완수씨: 전북 전주 정덕영안과의원 정덕영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③2등 한정선씨: 대전 성모훼밀리의원 오정균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지 벌써 3년이 넘었다. 이전에 살던 동네는 집 앞에 카페와 병원, 약국이 즐비해서 어딜 가야할지 고민했다면 지금은 그와 정반대가 됐다.
     
    우리 동네는 오래된 마을을 재개발하고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라서 주변에 상권이라고 할 만한 게 없고 있어도 30년은 족히 넘었을 오래된 건물뿐이다. 그곳에 길을 마주보고 병원과 약국이 각각 두 곳 있다. 신식 병원처럼 세련된 상호명도 아닌 ‘00의원’이라고 적힌 딱딱한 글씨체의 간판이 딱 봐도 오래됐음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 거주지가 바뀌었음에도 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병원으로 발길이 갔다. 동네 의원은 집 현관문을 나서면 보일만큼 지척에 있지만 ‘아무래도 낡고 오래된 건물에 있는 병원보다는’하는 편견을 버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살다보면 느닷없이 찾아오는 통증으로 인해 병원에 갈 일이 생기곤 한다. 지난해 12월 가족들과 배드민턴을 치고 난 후 왼쪽 견갑골 쪽에 통증이 생기더니 며칠이 지나도록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인가 싶어서 진통제를 먹었다. 그런데 효과가 없었다. 자면서도 아파서 깨는 일이 반복됐다. 일상이 짜증스러워졌다.
     
    하필 아픈 부위에 비정상적인 크기의 돌출된 점까지 있어서 흑색종인가 싶은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 혼란스러웠다. 피부과를 가야할지, 정형외과를 가야할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일단 피부과부터 방문했다. 남편이 진료 받은 적 있는 최신식 시설로 꾸려진 병원이었다. 젊은 의사 선생님은 내가 아프다고 하는 부위를 보시더니 육안으로는 확인되는 게 없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대상포진이 의심스러우니 며칠 후에 방문해서 약을 받아가라고 했다.
     
    나는 살을 에는 통증 때문에 괴로운데 이주 정도 더 기다려보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아침 일찍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간 노력이 허사가 됐다.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으려 해도 그 통증 때문에 무얼 할 수가 없었다. 근처에 정형외과는 없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라서 멀리 갈 수도 없었다. 집 앞에 있는 의원에 가서 물리치료라도 받고 오면 좀 나아지려나 싶어서 동네 병원을 찾아갔다.
     
    우리 동네 성모훼밀리의원은 건물 2층에 있다. 병원 뒤편에 있는 아파트가 들어설 때 생긴 상가인 듯 바닥에서부터 세월이 느껴진다. 낮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병원인데 오래됐지만 깨끗하고 쾌적하다.
     
    접수를 하고 내 차례를 기다리다보니 앞서 진료실에 들어간 환자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예방접종을 하러 온 사람도, 당뇨약을 처방받는 환자도 의사선생님과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진료실에 들어가면 함흥차사였다.
     
    성격 급한 나는 길어지는 진료시간이 불만스러웠다. '다른 병원에 가면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30초만에 나오던데, 여긴 대체 뭘 하길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돼서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오정균 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새치가 희끗희끗 반백의 머리에 네모난 안경을 쓰고 계셨다. 무표정한 듯 차가워보였다. 선생님은 내게 어디가 불편해서 왔는지, 얼마나 오래 아팠는지 먹고 있는 약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셨다.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오전에 피부과에 다녀왔어요. 대상포진일수도 있다고 하는데 보이는 건 없고. 다음에 다시 오라는데 너무 아파서 왔어요.”
     
    선생님은 내가 아프다고 하는 통증 부위를 눌러가며 만져보고 아픈지 확인하셨다. 그리고는 혹시 거북목이나 일자목인지, 디스크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 등 과거 병력까지 꼼꼼히 체크하셨다. 허리디스크가 있어서 치료받은 적이 있고 최근에 운동을 한 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다.
     
    원장님은 내게 목디스크인 경우에도 나와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면서 우선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약 처방을 해주셨다. 그리고 차후에 병원에 가게 된다면 어떠한 치료를 받게 될지, 어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은지도 알려주셨다.
     
    지금까지 어깨나 허리, 무릎에 통증이 있어서 신경과나 정형외과를 방문하면 물리치료는 기본이었고 비싼 비급여 치료까지 권해서 아파도 병원에 찾아 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진통제 한 알로 버텨왔는데, 동네에 이렇게 친절한 병원이 있다니. 참지 말걸 그랬다.
     
    진료가 끝나고 병원 밑에 층에 있는 약국에 들러 육일치 약을 받아왔다. 점심을 먹은 지 한참 지났지만 사그라들지 않는 통증 때문에 점심약을 털어 넣었다. 약을 먹자 살짝 졸음이 쏟아졌다. 저녁에도 약을 먹고 나니 평소보다 졸려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처방받은 약을 먹고 나니 언제 아팠냐는 듯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졌다. 굳이 번화가에 있는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골골이었던 나는 수시로 각종 병원을 드나들었다. 그러면서 병원도 나와 맞는 곳이 있다는 걸 터득하게 됐고 병원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기준은 단순하다. 일단 병원에 들어섰을 때 데스크에 계신 선생님들의 표정이 밝고 병원이 깨끗할 것, 그리고 진료실에서 의사선생님이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곳일 것, 이 요건을 충족하는 병원이라면 믿고 다니게 된다.
     
    ‘환자의 말속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가 흘리는 작은 키워드까지 파악할 수 있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면에서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하고 싶다. 선생님이 내가 하는 말을 대충 흘려들으셨다면 나는 지금도 아픈 어깨를 부여잡고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