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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 신설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18-08-20 06:02
    최종업데이트 2018-08-20 06:02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최근 기사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경기도 일산에 있는 공단 병원을 영남권과 호남권에 각각 1곳씩 추가로 확보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병원들은 의료행위의 적정수가 산출을 목표로 원가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다고 했다. 각종 비급여 진료를 하지 않고도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수가를 알아보기 위해 총 3개 병원으로 늘릴 계획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기존에 존재하는 공단 직영병원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2000년도에 일산에 개원한 공단 직영병원이 지난 18년 동안 건강보험 직영공단으로서 적정수가 산출 분석과 연구를 해왔다. 공단은 이런 역할이 모자라다고 판단한 것인가.
     
    일산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설립 목적에 ‘보험자 직영 병원으로서 임상의학 연구와 건강보험 전반의 각종 조사 분석을 해야 한다. 국민 보건의료 수준 향상과 의학·건강보험 제도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있다. 병원의 핵심 경쟁력에는 ‘병원 경영과 건강보험 수가에 관련된 정책 자료 산출,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연간 70회 이상의 자료 제공’이라고 표기돼 있다.
     
    공단 직영병원이라면 무조건적으로 새로 설립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동안 여타 민간병원과 다른 이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는지 먼저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산병원이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으면 이를 통해 분석, 판단하면 된다. 수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또 다른 병원을 짓더라도 공단 직역병원의 목표를 제대로 수행할지 의문이 든다. 공단의 수가 분석대상으로 삼을 병원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병원을 건립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공단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등으로 인한 수가인상을 위해 진료항목에 대한 원가와 회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 운영하고자 병원 설립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단이 원가와 회계 자료를 투명히 공개한 자료를 통해 수가분석을 하고 싶다면 일산병원 이외에도 이미 수많은 정부 소유의 병원을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얻은 자료로 전국 국공립 병원, 의료원, 보건의료원, 보건소등에서 원가분석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갑자기 원가분석이 안돼 적정수가를 계산할 수 없다는 논리와 추가적으로 종합병원 규모의 지역별 병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지난 18년동안 건강보험 직영병원의 업무수행으로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각 지역에 병원 하나씩 지으면 적정수가 산출이 갑자기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어불성설이 아닐까 싶다. 영남, 호남 지역별로 병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은 원가분석을 위한 병원이 아니라 ‘지역별 병원 지어주기’라는 정치적인 고려가 들어간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말 원가 분석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원가 분석 연구소를 만들어 각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고, 해당 지역의 의료기관들과 연계해 자료 분석과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한다. 공단이 지역별 대형병원을 지어놓고 원가 분석한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계속 전국적으로 병원을 늘린다고 할 것인가.
     
    차라리 병원이 없는 의료 격오지에 공단이 병원을 짓는다면 그나마 공공의료를 위한 것이라고 이해를 해보겠다. 그러나 전국 각 지역에 국공립의료기관들이 산재해있는 마당에 명분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건보공단까지 자신의 휘하의 의료기관을 국민 세금으로 지어야 하는가. 공단은 연구를 원한다면 병원이 아닌 연구소를 짓고, 병원에서 필요한 연구라면 국공립 의료기관에 파견을 보내 자료를 수집하고 원가를 분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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