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이 23일 환산지수(수가) 역전 현상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의원급과 병원급의 환산지수 역전 현상은 지난 2010년부터 지속돼왔다. 종별가산율을 적용하면 의원급은 병원급과 종합병원급을 각각 2013년, 2016년에 추월했다. 2021년에는 상급종합병원마저 넘어섰다.
송 단장은 이번주 금요일로 예정된 2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산지수 역전이 단순히 급여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체계를 왜곡시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라도 반드시 바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당장은 어렵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논의, 해결을 위한 의지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수가협상은 일부 제도상 변화가 있다. 의료물가지수(MEI) 비용가중치에 2차 상대가치 자료(2010년)가 아닌 3차 상대가치 회계자료(2017년)가 활용되며, 진료비차이보정계수(UAF) 산출 시 진료비 누적기간도 14년에서 10년으로 축소된다.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최신 자료가 쓰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송 단장은 이러한 변화가 올해 수가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도의) 조금 변화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SGR모형이 가진 모순, 불합리한 점들은 그대로”라며 “3차 상대가치 회계자료가 활용되더라도 상대적으로 격차가 조금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건강보험이 지난해 2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하고, 누적 적립금이 20조원을 넘어섰다는 점도 언급했다. 건보재정의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만큼 팬데믹을 거치며 과거와는 달라진 병원의 경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수가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송 단장은 “지난해 코로나19와 관련해 노∙정합의도 있었는데, 병원 인력에 대한 처우∙비용 등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그 외에 인력 기준, 시설 기준 등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물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병원계도 반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 환산지수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입자측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등을 수가협상과 연계시키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정부가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에 쓰라고 했고, 실제 대부분의 병원들이 그렇게 했다”며 “수입에 대한 특별한 지출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그걸 (수가협상에) 고려하는 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70여개 나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송 단장은 “과거에 비해 위험도 등이 줄긴했지만 여전히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한 의료체계 유지∙관리 노력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며 “병원계의 어려움을 반영한 환산지수 결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