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암젠(Amgen)이 개발하고 있는 인크레틴 기반 비만약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릴리(Eli Lilly)의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보다 효능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초기 임상 데이터가 나왔다.
암젠연구소 연구팀이 'GLP-1 유사체에 결합된 GIPR 길항제는 전임상 및 1상 환경에서 대사 매개변수를 개선해 체중 감소를 촉진한다'는 논문을 5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암젠이 개발하고 있는 마리타이드(MariTide, 마리데바트 카프라글루타이드, 구 AMG 133)는 아미노산 링커를 사용해 GIP 수용체 길항 항체를 두 개의 GLP-1 유사 작용제 펩타이드에 접합해 설계된 이중 특이적 분자다. GLP-1과 GIP는 장에서 유래한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체중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타이드는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GIP 호르몬의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유사한 계열의 약물로 주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위고비, GIP와 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마리타이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여 횟수를 줄여도 효과적일 수 있다.
먼저 전임상 비만 모델에서 항-GIP 수용체 단클론항체와 GLP-1 수용체 작용제 병용은 두 약제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더 뚜렷하게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시험(NCT04478708) 결과 다중용량상승(MAD) 코호트에서 마리타이드 최고 용량인 420㎎ Q4W 참가자들의 체중은 85일째 14.5% 감소했다. 최고용량군은 마지막 투여 후 150일이 지나도 체중이 최대 -11.2%까지 감소한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다른 GLP-1 작용제와 이중 GIP/GLP-1 작용제가 짧은 반감기에 따라 매일 또는 매주 투여해야 하는 것과 비교해 마리타이드는 긴 반감기와 1회 투여 후 체중 감소 기간, 반복 투여를 통해 4주마다 투여 횟수를 줄일 수 있었다.
치료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으며, 대개 위장관 관련 부작용으로 48시간 이내 해결됐다.
현재 제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