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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석에 앉은 오바마가 부럽다

    메르스 대책 비전문가 주도…전문가는 '병풍'

    "개미도 못빠져나가게 한다더니 코끼리 구멍" 조롱

    기사입력시간 2015-06-02 13:47
    최종업데이트 2016-01-25 06:37


    백악관 상황실. 왼쪽부터 바이든, 오바마, 합동 특수 작전 사령부 마샬 B 준장, 국가안보 부보좌관 데니스 맥도너프,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2011년 5월 1일 미국은 9·11 테러를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알카에다'의 전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돌입했다.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조바이든 부통령,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 윌리엄 데일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작전 상황을 TV 스크린으로 지켜봤다. 

    스크린 속 화면은 파키스탄에서 빈 라덴 제거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의 방탄헬멧 위에 달아놓은 카메라에서 보낸 실시간 영상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백악관 상황실 중앙 자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아닌 합동특수작전사령부 마샬 B 준장이 차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작전 지휘계통에 있었던 마샬 B 준장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참모 석에서 긴장한 눈빛으로 상황을 지켜볼 뿐이었다.

    전문가 중심의 회의 스타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어떨까?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자 복지부는 이런 저런 대책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모든 회의는 비전문가인 복지부 관료들이 주도한다. 


    전문가들은 병풍일 뿐…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얼마전 긴급 브리핑을 갖고 "메르스 민관 합동 대책반을 구성하고 민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 역학 조사 과정을 면밀히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관 합동 대책반, 보건의약단체 간담회 등도 모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회의를 주관했다. .  

    장관이 회의를 직접 챙기지 않으면 정부 체면이 뭐가 되느냐고 생각하는 듯 하다.   

    최근 문 장관은 민관이 합심해 메르스 확산을 막겠다며 기자회견을 하면서 추무진 의협 회장과 박상근 병협 회장을 배석시켰지만 이들의 역할은 단순한 '병풍'이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보건의약단체 비공개 간담회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개미 한마리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감염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큰 소리쳤다.

    하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속이 늘자 SNS에서는 '코끼리도 빠져나갈 정도의 허술한 대책'이라는 글이 퍼져나갔다. 

    이미 페이스북에서는 "복지의 '복'자도 모르는 사람이 장관이니 뭐가 되겠느냐"라든지 "경제학 박사가 주도하는 메르스 대책" 등의 비아냥거리는 글을 계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감염 전문가들이 대책 회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고, 복지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처럼 구석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전문가들이 해법을 제시하면 관련 공무원들을 동원해 신속하게 집행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