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지난해 30개 대학병원이 지출한 의료분쟁 비용이 평균 8억3752만원으로 전년(7억7932만원) 대비 7.5% 늘었다. 30개 대학병원 전체의 의료분쟁 비용은 251억2562만원이었다.
13일 본지가 대학별 결산공시와 공공기관 알리오 등을 통해 30개 대학병원의 의료분쟁 비용을 집계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9월 ‘재무제표 세부 작성방법’ 고시개정안 행정예고에 따라 의료사고 등 의료분쟁으로 발생한 손해배상 또는 합의비용 등의 금액을 의료비용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의료외비용으로 처리했으나, 2015년 결산부터 의료비용으로 처리하고 의료분쟁 비용을 명시하도록 했다.
의료분쟁 비용은 의료사고 보상금, 의료사고 처리수수료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세부내역을 주석으로 기재하도록 돼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아산사회복지재단 등 의료재단 공시는 해당 내역을 일반인에게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은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다만 의료법 제62조에 따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회계연도 종료일부터 3월 이내에 재무제표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돼있다.
대학병원 중에서 의료분쟁 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서울성모병원 등 8개 산하병원을 합산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의 2017년 의료분쟁 비용은 전년대비 약8억원 늘어난 33억2257만원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부산대병원은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을 합산해 2017년 23억 5896만원의 의료분쟁 비용을 썼다. 이는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3곳을 합산해 의료분쟁 비용 20억2723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대비 6억원가량 줄어든 수치였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17억 4387만원, 이화의료원 14억 9154만원, 고려대의료원(안암, 구로, 안산병원 합산) 13억9458만원, 서울대병원 11억5768만원, 경북대병원 10억9351만원 등이 2017년 의료분쟁 비용으로 1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밖에 병원별 의료분쟁 비용은 전남대병원(전남대+화순전남대) 9억 2611만원, 고신대복음병원 8억2450만, 계명대 동산병원 8억1464만원, 동아대병원 7억8077만원, 건국대병원 7억3466만원, 전북대병원 5억7611만원, 충남대병원 4억3264만원, 동국대병원 4억1518만원, 충북대병원 3억9264만원, 영남대병원 3억2461만원, 경상대병원 3억2145만원, 아주대병원 3억2070만원, 원광대병원 3억1887만원, 한양대병원(한양대+구리) 2억6038만원, 경희의료원(경희대+강동경희대) 2억6935만원, 중앙대병원 2억6369만원, 인하대병원 2억1120만, 조선대병원 1억8809만원, 단국대병원 1억8111만원, 삼성창원병원 1억909만원, 춘천성심병원 3211만원 순이었다.
한편, 병원계는 의료분쟁에 대한 강제 조정신청이 시작되고 의료소송이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분쟁 비용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 11월 의료사고 피해자가 사망이나 의식불명 등 중대한 장애를 입은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 신청을 했을 때 병원의 답변을 기다리지 않고 자동적으로 조정절차가 개시되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신해철법)이 통과됐다. 또한 올해 2월 28일 수정된 진료기록부의 원본과 수정본 모두 보존, 열람, 사본교부 등이 가능하도록 의무화한 '진료기록 블랙박스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밖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은 4월 4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신속·공정·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조정참여 활성화를 허용하고, 불가항력 분담금을 요양급여비용에서 징수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국회 복지위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은 5월 28일 환자 사망, 의식불명 등의 의료사고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환자안전사고 패싱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