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사직한 의대교수 인원을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이탈 후 지난 7월까지 전국 40개 의과대학 소속 병원 88곳에서 1451명의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중 255명이 병원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9일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정작 의대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최근 전국에 위치한 의대 교수 중 사직한 인원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이같이 나타났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정부는 의대 교수 중 사직한 인원이 255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전임교수만을 따진 데이터"라며 "이에 정부 측에 전임교수 이외 임상교수까지 포함한 사직 인원 데이터를 갖고 있는지 물었더니 얼버무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공의가 나간 뒤 전공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전임의(펠로우)와 임상교수 등 젊은 층에게 더 많이 부과된 상태"라며 "전공의가 나가면서 그 위에 펠로우, 임상조교수, 임상부교수 순으로 업무 과부하가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젊은 교수 층에서 사직 비율이 더 높지만 정부가 이를 제외하고 교수 사직이 적은 것처럼 발표했다. 정부가 교수를 추가로 1000명 채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장 교수들이 많이 이탈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은 숨기고 싶은 것"이라고 전했다.
즉 전공의 이탈로 인해 가장 많은 업무 과부하와 이에 따른 사직이 발생하는 젊은 교수 층의 데이터는 제외한 상태로, 정부가 교수 사직 숫자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정부는 의대교수가 충분한 것처럼 보여야 하는 자료를 발표할 때는 전임교수 이외 인원들도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의대에서 교수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평균 1.26명 정도 된다. 미국은 0.45명이다. 정부는 '의대증원 이후에도 충분히 의학교육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교수 인원이 많아 보여야 하는 데이터에선 포함시키지 않았던 기금교수들까지 모두 포함시켜 계산 후 발표한다. 계산 방법이 전혀 일관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의대 교수를 추가로 1000명 채용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충북대병원·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교수 1000명을 추가 채용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기초의학 교수는 지금도 남은 인력이 없다. 빅5병원을 제외하면 채용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옥 부산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아직 (교수채용과 관련해) 교육부에서 연락이 오거나 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