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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의사 채용 늘리고 있는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비임상 진로 선택시 유의할 점은

    [칼럼] 이현승 메디게이트 의사경력관리서비스 H-Link 이현승 본부장

    기사입력시간 2020-11-30 07:36
    최종업데이트 2020-11-30 10: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비임상 분야에서 의사 채용 문의가 많은 업무는 단연 벤처캐피탈(VC) 투자심사역이다. 특이한 점은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직종이 투자심사역이라 둘이 ‘악어와 악어새’ 같은 역할을 하지만,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일을 하려는 의사들은 별로 없고 투자심사역에 대한 문의는 많다는 데 있다. 

    대다수의 의사들은 바이오 벤처기업에 가면 ‘업무 강도가 높고, 정형화된 일이 없으며, 급여 수준이 낮다’라는 이유로 근무를 거절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전제조건에서 출발하려면 투자심사역을 포함해 비임상 진로 자체를 고려하지 않는 편이 낫다. 

    비임상 분야 중에서 가장 많은 의사들이 근무하고 있는 제약회사 사례를 살펴보자. 의사는 국내 제약회사에서 초기 임상 데이터를 주로 다루고 제품 개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다국적 제약회사에선 후기 임상 데이터를 다루고 제품을 판매하는 가치 향상에 기여한다. 국내와 다국적 제약회사는 각 업무에 요구되는 조건이 다를 뿐, '업무 집중도가 높아야 하고 주어진 일 이외의 업무를 찾아 해야 하며, 개원이나 봉직 보다 초반 급여가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통 제약의사가 되려고 하는 의사가 있다면 의료현장에서 습득한 여러 가지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약을 개발하거나 연구하는데 기여할 마음이 있는지부터 고민할 것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고 비임상을 일종의 도피처로 활용한다면 실패하고 다시 임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 

    올해는 파업 등 의료계에 너무 힘든 일들이 많다 보니, 비임상 진로에 대한 문의가 유독 많았다. ‘파트타임이 가능한지, 경력을 만들어서 미국에 가려고 하는데 원하는 기간만 근무할 수 있는지, 일을 배우면서도 할 수 있을지’ 등이 주요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비임상 분야로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관점은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지, 그 일을 하고 싶어서 준비한 것은 무엇인지’에 있다. 각 회사들은 고유의 특성이 있고 각 분야의 수많은 담당자가 있다. 의사들은 의료현장에서 확보한 본인의 전문성을 가지고 기존 조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지, 단지 의사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기는 어렵다. ‘한 명의 직원으로서의 의사의 의견’을 듣고자 할 뿐이며, 그만큼 책임도 함께 일하는 조직원들과 나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의사들을 많이 채용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은 의사에 대한 인지도가 제약회사 보다 낮아 채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투자회사들은 현재 바이오헬스 분야에 상당한 투자금이 유입되고 초기 기술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 의사 영입이 절실해졌을 뿐이다. 의사들이 어떤 과정으로 교육을 받았는지, 의사들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의사가 투자심사역 진로에 관심이 있다면 ‘내가 의사이고 맞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전문가로서 나의 의견을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설득해야 한다. 특히 투자심사역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소통해야 하는 전문가 집단이 의료인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성공적인 비임상 진로, 투자심사역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이 밖에도 갈수록 다양한 회사들로부터 의사 채용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의사들이 각 회사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 성장과 산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진로에 문을 두드려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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