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국 의약품 시장에 진출할 때 항암제와 희귀질환, 감염질환 치료제, 고품질의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1차 해외제약전문가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진흥원 펑 타오(Feng Tao) 상임컨설턴트가 '중국의 신약시장과 한국기업의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타오 상임컨설턴트는 "중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09년 세계 5위에서 2016년 2위로 급격히 상승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2020년이면 중국이 최대 의약품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면서 "예상대로 연간 8%씩 성장한다면 매년 늘어나는 시장 규모가 한국 의약품 시장 규모를 넘는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 중에서도 특히 치료용 의약품의 연 평균 성장률은 10~13%로 예상되고 있다"며 "전체 시장에서 혁신 치료용 의약품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10%였는데, 2021년 20%대로 높아져 만약 한국 제약사들이 치료용 신약을 가지고 있다면 중국 진출에 도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의약품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암 질환에서의 미충족 수요가 꼽혔다. 중국의 암 발병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연간 신규 암 환자 수가 40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신규 암 환자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중국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6.9%로 미국 70%, 영국 54.3%에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타오 상임컨설턴트는 "2010~2014년 전 세계에서 49종의 항암제가 개발됐는데, 선진국에서는 30종 이상이 출시됐고, 인도네시아, 중국, 남아공의 경우 5~7개 출시되는데 그쳤다"며 "중국에서 항암제 접근성이 영국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중국 내 항암 치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을 알 수 있으며,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확대 배경 중 하나로는 신약 접근성 문제를 꼽을 수 있다.
타오 상임컨설턴트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임상시험 신청을 140이내 검토하겠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400일이 소요되고, 시판신청에 소요되는 기간도 법정 기한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해 스위스나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에서의 신약 출시 일정은 5~7년 정도 늦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에 CFDA는 선진국과의 격차와 니즈를 파악해 정책과 법규를 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이후 중국에서는 관련 법규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우선심사제도와 해외 임상데이터 인정 등으로 신약 출시를 앞당기고, 일치성 평가를 도입해 품질이 높으면서 가격이 낮은 제네릭이 많이 출시되도록 하고 있다. CFDA는 2017년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입 신약을 승인했다.
특히 우선심사대상에 의약품의 경우 심사기간이 크게 단축되는데,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는 중국 인허가 신청부터 시판까지 1년 5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타오 상임컨설턴트는 "우선심사대상이 될 수 있는 약물은 중국에서 굉장히 필요로 하는 질환으로 에이즈, 결핵, 간염, 희귀병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고, 악성 종양이나 소아용, 노년층에 독특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도 우선심사대상에서 선호되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과 해외 모두 시판되지 않은 신약이나 신약의 제조소를 중국으로 이전해 협력하는 경우, 임상적으로 경쟁이 있고 가치가 있는 제품, 특허가 곧 만료되는 제품도 중국에서 승인 취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고품질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비교적 적은 미투(me too), 미 베터(me better) 제품, 임상적으로 필요하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있는 코슈메스티컬이나 의료기기도 유리한 품목으로 꼽았다.
반면 제네릭과 일반의약품(OTC), 한방약이나 식물추출물 및 그 제제, 기술장벽이 전혀 없는 개량의약품, 복합제 등은 중국 내에서 충분히 공급이 이뤄지고 있거나 승인과정에서 제출 자료가 너무 많아 중국시장 진출을 권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