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수익이 특정 진료과와 의료기관에 집중돼 의료진의 이동을 유발하는 만큼, 재정 투입만으로는 필수의료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지역·필수의료 위기의 핵심으로 의료인력 부족을 꼽았다.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도 현장의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중증환자와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개원가와 병원으로 옮겨가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3월 한 달 비급여 진료자료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분석 대상 비급여 진료비의 약 75%가 의원·병원급에서 발생했으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9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흔히 비급여를 고가의 신의료기술로 생각하지만, 실제 비급여 진료비는 의원·병원급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진료비 규모를 고려하면 의원·병원급의 비급여 진료 비중이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보다 약 8배 높다는 설명이다.
그가 더 큰 문제로 지목한 것은 특정 진료과와 소수 기관에 대한 편중이었다. 의원급에서는 비급여 진료비 상위 20% 기관이 전체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의 약 80%를 차지했다. 진료과별로는 정형외과·내과·안과 등 7개 과가 의원급 비급여 진료비의 약 70%를, 병원급에서는 정형외과·신경외과 2개 과가 약 7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집중 현상이 비급여로 낮은 건강보험 수가를 보전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비급여를 의료기관 전반의 저수가 보전 수단으로 보기보다, 일부 진료과와 기관에 수익이 집중되는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할 수 있는 진료과는 인기과가 되고,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할 수 있는 병원은 좋은 직장이 된다”고 말했다. 비급여 수익 구조가 의료진의 진료과와 근무기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필수의료에 대한 재정 지원과 함께 비급여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달에도 개원가의 비급여 의존도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비급여 진료행위의 적정성을 관리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비급여 편중을 지역·필수의료 인력난과 연결하며 관리 강화 요구를 이어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의사회들은 관리급여가 환자의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진료 자율성을 제한한다며 반대해왔다. 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와 정형외과·신경외과·마취통증의학과·재활의학과 의사회는 지난 6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비급여 통제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복지부는 김 의원이 제기한 비급여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정은경 장관은 “비급여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해야 의료체계나 의료인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비급여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나 법적 근거가 현재는 미흡하다”고 답했다.
이어 관리급여와 표준화, 가격 공개 등의 제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들 수단만으로 비급여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비급여가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고 의료비를 적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에 100% 공감한다”며 구체적인 정책 수단에 대한 국회의 제안을 요청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