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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과가 달빛병원에 부정적인 이유

    동네의원 타격, 경증환자용 AHC 필요한가?

    기사입력시간 2016-03-31 08:11
    최종업데이트 2016-03-31 09:09




    평일 야간과 주말·공휴일 비교적 저렴한 진료비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소아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
     
    환자 만족도 80%.
     
    복지부는 환자 만족도가 높자 2015년 3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병의원의 참여가 저조했고, 그것도 2개가 문을 닫아 현재 11개로 줄었다.
     
    방송과 일간지들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달빛어린이병원에 조직적으로 반대하면서 소아환자 야간, 휴일진료체계 구축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개원의사회와 소아과학회는 30일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 공개토론회 패널 토론자로 초청받았지만 보이콧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왜 달빛어린이병원에 반발하는 것일까?

    달빛어린이병원이 야간, 휴일 뿐만 아니라 평일 경증환자들을 대거 흡수하면 동네 소청과의원은 타결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곽영호 교수팀이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한 '소아 야간 휴일 진료체계' 연구 결과를 보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통상적인 외래진료시간이 아닌 야간 및 휴일진료(After-hours clinic, AHC)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8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야간이나 휴일 응급실 진료 이외에 별도로 진료하는 시스템(AHC)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557명(70.3%)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 557명은 AHC 대신 보호자를 교육해 야간과 휴일에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소아 응급실을 확대하고 수가를 지원하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야간과 휴일에 소아 경증환자를 위한 진료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35명에 지나지 않았다.
     
    일부 소청과 전문의들은 소아과 의사도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거나 AHC를 위해 아예 별도 지원이 필요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야간에 문을 여는 소아과병원이 많고, 응급실이 있는데 경증 소아환자에 대해 굳이 야간진료 대책이 필요하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을 만든 취지는 '응급' 소아환자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게 아니라 응급실 과실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응급실을 방문하는 소아환자의 대부분이 '경증' 환자들인데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여는 소아과가 적다보니 불필요하게 응급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이들 경증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AHC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경증환자의 정의는 응급실 방문후 한시간 이내에 퇴원하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응급실 진료가 '불필요한' 환자들인데 우리나라 국가응급환자 진료정보망(NEDIS)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응급실을 방문한 경증소아환자는 약 174만명에 달한다.


    이런 경증환자는 1차 의료에서 담당하면 되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AHC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현행 야간, 휴일 가산수가로는 AHC를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응급의학회 김인병 정책이사는 공개토론회에서 "국가에서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하고, 평가하고, 돈을 주기보다 야간에 환자를 보는 게 좋겠다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하지 말래도 한다"면서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하니까 소청과 의사들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간, 휴일진료를 할 수 있는 가산수가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AHC를 자연스럽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그는 "응급실에 와야 할 환자와 오지 않아도 될 경증환자를 혼동하고 있다"고도 했다.
     
    무작정 자가용을 이용해 병원에 올 게 아니라 119를 통해 병원에 가야할지, 간다면 어느 병원을 이용하는 게 좋은지 사전에 상담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응급실 과밀화와 불필요한 응급실 이용을 해소할 수 있는데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곽영호 교수는 "일본 AHC를 가보니 하루치 약만 주고, '다음날 소아과에 꼭 가라'고 당부 하더라"면서 "개원가의 불안감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