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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2000명 의대 증원 근거 보사연‧KDI 연구위원…“1만 명 부족 맞지만, 점진적 증원 제안”

    [2024국감] 신영석 보사연 연구위원 “긴 호흡으로 연착륙했더라면 좋았을 것”…권정형 KDI 연구위원 “보고서에 2000명 논쟁 소모적”

    기사입력시간 2024-10-09 09:39
    최종업데이트 2024-10-09 17:21

    (왼쪽부터)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명예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권정현 연구위원. 사진=국회방송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현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로 제시했던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들이 2035년까지 의사 수가 1만 명 부족하다는 추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점진적인 증원을 제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숙 의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제시됐던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의대의 의사 수 추계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신영석 보사원 명예연구위원과 권정현 KDI 연구위원을 상대로 질의했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참고인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참석하지 못했다.
     
    남 의원은 이들에게 “연구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의사가 1만명 가량 부족할 것이라고는 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수용 가능성과 의대 교육 및 수련 현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매년 2000명씩 의대를 증원하는 것이 과학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하는지 답변해 달라”고 질의했다.
     
    먼저 보사연 신영석 명예연구위원은 “2035년도가 되면 의사가 1만 명 부족하다는 연구를 수행했다. 개인적으로도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부 정책이 과학적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보사연은 여러 가지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 추계를 했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그런데 이 결과는 해당 논의가 이뤄지기 훨씬 전인 2019년에 수행됐던 과제다. 따라서 현 의대 증원과는 상관없이 나온 수치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은 일관되게 5년 동안 2000명 증원보다는 10년 동안 1000명 증원 등 조금 더 연착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왔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다만 이런 내용들이 연구자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내용이다. 최종 결정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권정현 KDI 연구위원은 “과학적이라는 것을 놓고 괜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된다. 사회과학에서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검토해 정책을 마련했다면, 그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 2000명이라는 숫자가 있냐 없느냐를 놓고 과학적이냐 아니냐 논쟁이 이어졌는데, 이는 굉장히 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보고서는 연구자의 제안이지, 정부가 그 연구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정책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식으로 연구 보고서 내용을 바로 정책으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행정부가 무슨 소용이겠나”라며 “연구 보고서에 2000명 여부는 소모적이고 필요 없는 논쟁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권 연구위원은 “한 번에 2000명 증원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고서에서도 점진적인 증원을 제안한 바 있다. 현 수련환경에서 급격하게 숫자가 늘면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점진적인 증원도 한꺼번에 2000명 증원만큼 비용이 들 것이라고 본다”며 “점진적인 증원을 하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남 의원은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의대 증원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재의 난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신 연구위원은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이미 여러 논의를 거쳐서 거의 9개월 동안 의대 증원이 진행됐지만 결국 국민인 환자가 피해 보고 있다. 그러니 어떤 형태든지 이제는 정상화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의료개혁위원회에서 여러 분과로 나눠 논의중에 있는데, 임상 현장 의사들의 의견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이분들이 들어와 지난 20~30년 동안 누적된 문제를 논의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위기 국면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여러 가지 의료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의료 인력이 얼마나 추가적으로 필요한가에 대해 충분한 논의해야 한다. 거듭 의사들을 설득하면서 논의의 장에 나오도록 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