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고대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가 의료계의 세대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해 “책임은 젊은 세대에 있지 않다”고 18일 밝혔다.
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각자의 자리에서 세대를 넘어선 이해와 신뢰, 사랑의 관계는 너무 중요하다. 최근 여러 이유로 소중한 신뢰 관계들이 흔들리고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 마음이 아프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강희경 교수 등 서울의대 교수 4인이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의대생들을 비판하고, 이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박하는 등 의료계 내부에서 세대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데 따른 안타까움을 표한 것이다.
정 교수는 이같은 세대 갈등에 대해 “책임은 절대 젊은 세대에게 있지 않다”며 “오히려 이전 세대의 무관심이나 책임 부족으로 인해 지금의 젊은 세대가 더 많은 고통과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때로는 강한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기성세대가 단지 엄격한 회초리만 들어야 하는 건가”라고 했다.
정 교수는 “나 역시 수련 과정에서 정말 힘든 시기를 겪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들을 경험했다”며 “하지만 우리가 과거에 힘들게 겪었다고 해서 그게 당연하거나 마땅히 반복돼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남겨줄 책임이 있다”며 “고통의 경험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얻은 진보와 소중한 유산을 남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젊은 세대 의사, 의대생들에게도 “항상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우리 젊은 세대들도 지금의 상황이 너무 어렵고 참담하지만 의료계의 직업적 전문성이나 사회적 신뢰라는 측면에서도 활동을 돌아봐 주면 감사하겠다”며 “이 갈등이 길어질수록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부양의 문제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의료계에서 시작된 이러한 갈등과 고민은 조만간 모든 사회 영역에서 직면하게 될 문제”라며 “여러분들이 활동하게 될 미래 의료현장은 재정적으로 또 지속가능성에서 더욱더 가혹할 것이고 의료공급자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거다. 그 상황에서 사회적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