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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부인과 의사들의 목표는 하루빨리 분만병원을 접는 것"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유 신임 회장 "임기 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이뤄낼 것"

    기사입력시간 2022-04-03 16:03
    최종업데이트 2022-04-03 16:27

    발언하는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유 신임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산부인과 의사들의 목표는 빨리 분만병원을 접는 것이다. 동료가 분만을 접었다고 하면 오히려 축하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유 신임 회장이 임기 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김재유 회장은 지난 1월 28일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3대 회장에 당선됐으며 지난 집행부에선 총무이사를 역임했다. 

    김 회장은 3일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제13차 춘계학술대회 기자회견에서 "훌륭한 회장 뒤에 임기를 시작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임기 내 가장 노력할 부분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이다. 산부인과를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너무 의료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저수가 문제 해결도 물론 중요하지만 수가는 나중에라도 올릴 수 있지만 현재 넘쳐나는 소송으로 인해 산부인과 의사들이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술 시기를 놓치는 등 중대한 이유도 아닌 자잘한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이 붙게되고 재판부에선 일부 동정표가 작용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송 이후 재판부의 판결을 보면 과실을 0이 되게 만들라는 내용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만 수술의 특성상 아기가 나와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수술 과정이 괜찮았더라도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가없는 영역"이라며 "이 모든 영역을 의사에게 책임지라는 것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발언하는 박혜성 수석부회장. 박 수석부회장은 25년간 분만병원을 운영해왔지만 지난해 의료소송 우려로 인해 그만뒀다. 

    25년간 분만병원을 운영하다 지난해 큰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분만을 그만 둔 박혜성 수석부회장도 산부인과를 둘러싼 의료소송 문제와 함께 인력 부족도 문제로 꼽았다.  

    박 수석부회장은 "끊임없는 민·형사소송 우려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닫아야 하고 애들도 키울 수가 없기 때문에 눈문을 머금고 접게됐다"며 "이제는 젊은 간호사들도 요양병원 등 쉬운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분만병원에선 간호인력을 구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김동석 회장은 대만과 일본 등의 사례를 따라가는 것이 적절한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일본과 대만은 국가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그런 시스템을 도입할 때가 됐다. 그래야 저출산 시대에 분만이 살고 나라가 산다"고 말했다. 

    김재유 회장은 의사회 통합 문제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보였다. 내일이라도 의사회 통합이 이뤄질 수만 있다면 바로 사퇴할 수 있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과거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집행부에서 의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했었지만 쉽지 않았다. 모든 회원들이 직선제로 회장을 투표하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주장인데 이런 부분이 잘 받아들여지지 안혹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이 받아들여지고 통합이 이뤄진다면 내일이라도 바로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간호법 제정에 대해선 간호사가 처방 권한에 따른 법률적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통과되선 안 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김 회장은 "간호법은 간호사들이 처방 권한을 갖게 되는 기초가 되고 자체 개업을 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처방에 대한 권한을 가지면서 법률적 책임은 의사게에 미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호법 저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등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정부 투쟁도 마다하지 않고 요구조건도 지속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라며 "분만을 돕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창피해지지 않고 분만을 접으면 축하한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