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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만 교수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완재...산업 발전 아닌 국민건강 증진에 필요"

    ‘COVID-19와 건강보험 미래’...기모란 교수 "병원 감염병 예방 보상하고 주치의제 같이 논의해야"

    기사입력시간 2020-07-15 06:38
    최종업데이트 2020-07-15 06:38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재부상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의를 주치의제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의료기관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도 손실 보상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4일 오후 2시 강원 원주시 공단 본사 건강홀에서 ‘진화하는 건강보험: COVID-19와 국민건강보험의 미래’를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개최했다.

    “비대면 진료, 대면 진료 대체 아냐...근로소득 중심 건보 재정 변화해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비대면 진료가 산업 발전의 관점보다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며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재라고 밝혔다.

    권순만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산업 발전보다는 환자의 접근성, 편의, 건강 증진을 위해 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대면 진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과 시너지 역할을 한다. 개원가의 입지가 약해지기보다는 병원과 의원의 협력을 강화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의료이용 만이 아니라 평소 개인의 건강증진 노력이 요구된다”며 “건강증진에 대한 건강보험의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하거나 스마트 기기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근로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재정에 한계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권 교수는 “현재까지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경제 위기 상황, 실업 증가, 다양한 형태의 고용 등이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근로소득 중심의 건강보험 재정에 한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보험료는 이론적 측면에서 순수 보험료라기보다는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정률 목적세에 가깝다.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인구 고령화에 의해 은퇴 후 비노동 상태에서의 삶이 더 길어진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에 의존한 건강보험 재원 조달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감염병 시대에 있어 보건의료 전체를 포괄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 교수는 “코로나 뿐 아니라 다른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로 노인들의 활동이 줄어 건강이 악화돼 몇 년후에는 의료 이용과 장기요양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병원 감염병 예방 노력 보상 필요”...DUR 확진자 정보 제공 필요성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병원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도 보상 영역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모란 교수는 “공단의 작년 자료를 통해 병·의원 손실 보상을 하고 있다. 메르스 당시 사태가 끝난 이후 (손실 보상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어 개산급으로 정산하고 있다”며 “빠른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병원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 부분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 교수는 “병원에서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 손해 방지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어려운 부분은 평가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평소 공단 자료에 손해 방지를 위한 내용이 남아있다면 추후 보상이 이뤄질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는 주치의제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 교수는 “비대면 진료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며 “비대면 진료와 단골의사 주치의제도가 함께 가야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필요한 부분을 교육, 안내, 준비해 라포(rapport)가 형성된 환자에 대해 비대면 진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퇴원한 확진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 교수는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을 증상기준으로 하면서 PCR 검사에서 미약하게 양성으로 나오는 사람도 격리해제되고 있다. 이후 진료를 받으러 병원을 방문할 경우 의사는 (이 사람이) 조금 전 확진자였다 격리해제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진료를 하게 된다”며 “1~2주 정도 확진자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제언이 있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 질병관리본부 이형민 의료감염관리과 과장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도 “비대면 진료는 우선 주치의 제도 중심으로 해서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다”며 “또한,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건강보험이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서 해야 할 역할을 주도적으로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역할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향후 중환자 치료 인력 확보 등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형민 질병관리본부 의료감염관리 과장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의료기관 이용행태가 과거에 비해 다양해지고 있어 의료전달체계와 함께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을 때 그 지역 내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며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존 운영해 온 선별진료소와 기능적으로 구분하고 통합할지 등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며 “국민안심병원은 기존 외래형보다 입원치료 중심으로 전환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