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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위협 '위마비'...의심 시 위 배출 검사 가능기관 의뢰해야"

[질환 인식 캠페인]⑦기능성 소화불량증 의심환자 중 약물효과 없고 체중감소∙영양결핍 이어질 경우 위마비 가능성

기사입력시간 21-12-17 17:40
최종업데이트 21-12-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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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개원가 질환 인식 캠페인
 
현재 지구상에는 약 6000~8000개의 희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로운 희귀질환이 의학계에 계속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전체 질환의 약 6% 남짓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치료제가 있음에도 질환이 잘 알려지지 않아 유병률에 따른 예측 환자 수보다 치료받는 환자 수가 현저히 적거나, 진단이 어려워 정확한 유병률조차 파악되지 않는 질환도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치료를 받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선 진료현장에서 마주치기 드물고 환자가 내원했을 때 반드시 의심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가 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는 등 처음과는 다른 질환이 의심될 때 떠올릴 수 있는 질환을 알 수 있도록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① 폐동맥 고혈압: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
② 유전성 혈관부종: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장윤석 교수
③ 단장증후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
④ 대동맥판막 협착증: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고영국 교수
⑤ 신경병증성 통증: 부산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인주 교수
⑥ 아칼라지아(식도이완불능증):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

⑦ 위마비: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위마비 환자들은 식사 자체가 곤욕이다. 위 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 시 비정상적인 포만감을 느끼고 구역∙구토∙복통 등의 증상도 호소한다. 심할 경우에는 식사 자체가 불가능해 정상적인 생활은 물론 생명에도 위협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심각성에 비해 위마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질환이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많은 데다 내시경∙초음파∙CT 검사 등을 통한 진단도 불가능하다. 의사들에게도 생소한 질환이다 보니 환자들은 무엇 때문인지도 모를 고통에 시달리며 병원 내 여러 진료과를 전전한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이광재 교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의심되는 환자가 약물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고 체중감소∙영양결핍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위마비를 의심해 위 배출 검사가 가능한 병원으로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Q. 위마비는 어떤 질환이며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위마비'는 말 그대로 위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후 과한 포만감이나 조기 포만감, 구역∙구토 및 복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정도가 심하면 위의 운동 기능이나 배출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 먼저 떠오르는 질환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다. 그 외에도 폐쇄성 질환, 위 자체의 기질적 문제 등이 있을 수 있어 보통 내시경∙복부 초음파∙CT 검사 등을 하게 된다.
 
그런데 특별히 원인이 될 만한 질환이 없음에도 증상이 지속돼 환자가 식사를 잘 못하고 체중 감소∙영양 결핍까지 이어지면 위마비를 의심해볼 수 있다. 위마비 진단을 위해선 위 배출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핵의학 검사로 시행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를 갖춘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하다. 검사 결과, 일정 기준 이상 지연이 있으면 위마비로 진단된다.
 
위마비의 50%는 원인 불명...원인질환 중엔 당뇨가 가장 큰 비율

Q. 위마비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50% 정도로 가장 많다.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당뇨병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다만 당뇨병 환자 중에 위마비가 발생하는 비율은 명확하게 보고된 것이 없다. 앞서 얘기했듯이 진단을 위해선 위 배출 검사를 시행해야 진단이 되므로, 실제로 검사를 통해서 유병률을 조사한 경우가 흔치 않다.
 
실제로 당뇨 환자들 중 몇 퍼센트에서 위마비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보고가 굉장히 적다. 일반 인구에서의 유병률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에서의 보고는 없고, 미국은 일반 인구에서 남자는 0.01% 여자는 0.04% 수준이라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과소 진단일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는 인구의 2%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뇨병 이외의 원인으로는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 결합조직 질환, 감염성 위장염, 수술 후 미주 신경 손상 등이 있다.

Q. 당뇨병으로 인한 위마비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위마비는 질환 양상에 차이가 있나?
 
근본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당뇨병이나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적으로 신경이나 근육 등이 손상을 받은 결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반대로 원인 불명인 경우에는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특정 바이러스 감염, 수술, 약물 등의 영향으로 갑자기 위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으로 인한 경우 구역∙구토가 더 많고 원인 불명일 경우 복통이 더 많다는 보고도 있지만, 보고된 수가 적어서 입증이 확실히 된 소견은 아니다. 
 
Q. 위마비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어떻게 되나?

구역∙구토가 동반되고, 식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식사양 감소로 체중이 줄고 영양 결핍이 발생한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전해질이 등 필수 영양소까지 결핍되면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그래도 치료되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결국 진단을 통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 삶의 질이 현저하게 나빠지면서 입원율이 높아지고 사망까지 할 수 있는 질환이다. 
 
Q. 위마비와 혼동할 수 있는 질환들엔 어떤 것들이 있나?

위마비는 대부분 위장관 증상 이외에 구역∙구토를 특징적으로 동반한다. 그런데 구역∙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정신과 질환, 신경과 질환, 이비인후과 질환 등이 있고,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구역 증상도 있을 수 있다. 특히 구역∙구토가 위장관 증상과 동반돼 있는 경우에는 신경성이나 정신적 요인들, 예를 들어 불안증이나 우울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림. 전기자극기를 통한 치료 방법. Medha Rajamanuri 등, Cureus, 2021년  

위장운동 촉진제∙유문부 괄약근 절개술∙전기자극기 등 일부 효과...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 

Q. 위마비 치료법은 무엇인가?

 
신경 세포 손상, 근육 이상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다. 우선 기능성 소화 불량증에 쓰는 위장운동 촉진제를 사용해볼 수 있는데, 신경이나 근육이 손상돼 있는 경우는 위장운동 촉진제도 잘 듣지를 않는다.
 
요즘은 위 배출 자체를 호전시키기 위해서 위의 출구 부분인 위 유문부의 괄약근을 이완시키는 보톡스 약물을 주입하거나, 아예 유문부의 괄약근을 절개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위 유문부 압력 증가가 원인인 일부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다. 현재는 그런 환자들을 선별하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데, 향후 선별 방법이 구체화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외에 전기자극기를 위에 심는 치료법도 있는데 마찬가지로 일부 환자에게서만 효과가 나타나고, 그 기전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근본적 치료법이 뚜렷하게 없는 상태에서 영양 결핍이 올 정도로 식사가 어려운 환자에게는 식이를 위한 관을 넣어준다든지 영양액을 주입하는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된다.

Q. 식이요법, 생활습관 등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나?
 
생활습관에 의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순 없다. 다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식이요법이 가능하다. 입자가 큰 고형식 대신에 유동식, 수프 형태로 식사를 하고 음식을 오랫동안 씹어야 한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다섯 끼 정도로 식사를 나눠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과일∙채소 같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은 금물이다. 이 외에 스트레스, 긴장, 과로, 술∙담배, 기름진 음식 등 위 운동을 저하시키는 요인들을 피하는 게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Q. 당뇨병으로 인한 위마비 환자의 경우 치료 방법의 차이가 있나?
 
당뇨약은 식후에 혈당을 조절해 주는데 환자가 위마비가 오게 되면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가 지연되면서 식후 혈당이 불규칙해진다. 게다가 식사량도 줄기 때문에 환자가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투여할 경우 저혈당이 오기 쉽다. 이에 저혈당 우려로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를 줄이면 반대로 고혈당 위험이 커진다.
 
이렇게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되며 혈당관리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고혈당 자체가 위운동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며, 혈당 조절이 되지 않을수록 위마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의 신경과 근육에 대한 좋지 않은 영향이 증가한다. 따라서 담당 의사와 상의를 통해 당뇨약의 용량 조절을 적절히 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위마비의 치료방법이자 예방책이 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개원가에서 환자를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의료진에게 당부 말씀 부탁드린다.
 
약물 치료가 효과가 있으면 굳이 위마비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위마비라는 진단 자체가 특징적인 위장관 증상이 있으면서 위 배출 지연이 심할 때 내려진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약물을 사용을 했을 때 증상이 호전되면 굳이 위마비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고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체중 감소와 영양 결핍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에는 위마비를 의심해 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의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