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경찰병원 전공의들이 11억원대 임금체불 건으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것과 관련, 고용노동부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됐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공의노조는 경찰병원 전공의 체불임금 문제에 대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관련 기사=[단독] 경찰병원, 수억원대 전공의 체불임금 '논란']
병원 수련 규정상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에 대한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가산을 적용해야 함에도 경찰병원 측이 가산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진정에 참여한 전공의 19명의 미지급 임금은 10억원이 넘는다. 체불 임금 규모가 1인당 적게는 2600만원에서 많게는 9995만원에 달한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병원 전공의들은 내과, 정형외과 등에서 주 80시간가량 근무해 왔다. 내과의 경우 평일 당직 시 다음날 아침까지 11.5시간의 추가 근로를 수행하며 밤샘 진료를 이어갔지만, 병원은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 없이 월 160시간의 고정 수당만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법원은 전공의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며 주 40시간 초과 근무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을 명시한 바 있다. 경찰병원이 제정한 수련규정 제21조에도 ‘주 40시간 초과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다.
병원은 기재부의 예산 지침을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장, 야간, 휴일근로 가산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재부 예산 지침에 전공의 시간외근무 수당은 공무원 9급 수당 단가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무원 수당 규정에 초과근무는 시간외근무, 야간근무, 휴일근무로 구분하고 있어 이를 적용하더라도 병원은 야간, 휴일근무에 따른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의 봐주기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고용노동부가 해당 사건에 대해 “시정 명령이 나가더라도 경찰병원의 고의∙과실을 판단해 기소 의견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의 사건 처리 기준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노조는 “근로감독관 집무 규정 별표 3은 ‘시정기한 내 미시정 시 즉시 범죄인지 후 수사 착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경찰병원이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려 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병원 전공의노조 대표는 “국립병원이 하위 행정지침을 근거로 상위 법령과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번 사태는 공공의료 시스템이 의료진의 희생을 강요하며 지탱돼 온 구조적 폭력의 상징이다. 사법 당국과 정부는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이 기만적 사태를 즉각 바로잡고, 잃어버린 법치주의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