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이 의대 정원 증원에 최소 '5조 75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야당 의원의 주장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복지부가 야당이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박민수 차관을 상대로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논란이 벌어졌다.
한 의원은 박 차관에게 "모 의원에서 어제(25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려면 5조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는 언론 보도를 단독으로 냈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말해 달라"고 질의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25일 각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증원율이 40%를 넘는 전국 27개 의대에서 5조 75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고, 이를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5조 7500억원 규모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아보니 몇 개 샘플 학교의 소요 비용을 산출해 N수를 곱해서 나온 것이었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소요액도 각급 학교들이 필요로 하다고 생각하는 소요 비용을 재정당국과 함께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다 끝나면 어느 정도 투자가 필요한 지 더 정확하게 산출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해당 답변 이후 5조 7500억원으로 규모를 산출해 발표한 당사자인 강선우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날을 세웠다.
강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면) 정확한 자료를 의원실로 제출했어야 한다 정확한 자료를 제대로 내지도 않고, 자료에 기반해 발표한 것을 가지고 트집을 잡느냐“고 비판했다.
이후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한지아 의원에게 "한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제하고 질문했는데, 데이터 자료를 받아본 것인가? 자료에 근거한 것인가?"라고 물었는데, 한 의원은 이에 대해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위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어려운 상황에서 개최된 상임위인 만큼 이 자리에 충실히 해주셨으면 좋겠다. 아까 듣기로는 허위라고 정확히 발언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근거 없이 '허위'라는 표현을 했다면 적절치 않다"며 "향후에는 상호 간에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재차 "정부는 여당 의원에게 자료를 다 제공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여당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차관도 맞다고 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하니 '느낌을 말했다'고 한다"며 "국회 상임위장은 본인 느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