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의 전문의 중심병원이 기존의 대학병원의 ‘연구’와 '교육'의 역할을 축소한 채 진료 수익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2024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에서 이화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권복규 교수가 정부의 전문의 중심병원이 아카데믹 메디슨(Academic Medicine)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이날 2020년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이후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일방적인 정책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했음에도 재차 일방적인 의대 증원이 추진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그는 "이번 정부의 의대 증원 과정을 보면 기본적으로 의대 정원은 보건의료기본법에서 정한 모든 질서와 고등교육법에서 정한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며 "정치권에서 의료계를 악마화하는 것에 정치적 효용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게다가 우리나라 국가 지도층과 언론계, 사법부, 교육계 등에 종사하는 오피니언 리더 그룹의 의료에 대한 인식이 독자적인 인식에 머물러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정부의 책임이라고 본다. 결국은 부실, 졸속 정책 수립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청문회를 통해서도 드러난 것처럼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와 절차에 대한 증거조차 제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 의료계를 개혁의 파트너가 아니라 파괴해야 하는 카르텔로 이해하고 있다. 의료계와 협력을 통해 적정 증원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의료개혁의 중심 축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문의 중심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 교수는 "현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이야기하는데 상급종합병원을 운영하는데 전문의를 중심으로 한 '진료'를 중심으로 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사실 상급종합병원 등 대학병원은 아카데믹 메디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교육과 연구가 주가 돼야지 진료는 부수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그 원칙을 저버리고 대학병원들이 교육과 연구가 아닌 진료와 수익을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고자 한다”며 “우리나라의 의학 교육의 미래가 우려된다"며 "KAMC는 아카데믹 메디신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그 역할이 있다"며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 못하는 데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