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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회 "전공의 '주72시간' 성급한 전면 시행 안 돼" vs 전공의노조 "법 개정 나서야"

    22일 국회 토론회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속도 놓고 입장차…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여파 해법 놓고도 의견 갈려

    기사입력시간 2026-02-22 19:31
    최종업데이트 2026-02-22 19:47

    대한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 전공의노조 유청준 위원장, 대전협 강민구 전 회장. 사진=전공의노조 유튜브 증계 영상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공의 주72시간 시범사업이 2월 말 종료를 앞둔 가운데 대한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가 “성급한 전면 시행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 시 수련기간 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반면 전공의노조 측은 수련시간 단축을 위한 전공의법 재개정 논의가 시급하다고 맞섰다.
     
    대한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는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전국전공의노동조합 공동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범사업에 대한 중기 평가, 배출된 전문의의 역량 검증 등이 이뤄진 상황에서 단계적인 (근로시간 단축) 확대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수련교육 전문가 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전공의 적정 근무시간 기준 개발 시에 ▲역량중심 수련 보장 ▲이중 역할의 균형 ▲필수 인프라 선행∙병행 구축 ▲유연성과 다양성 존중 등 4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무시간 단축 시 수련기간 조정∙역량중심 교육 필요…유럽 수련기간 7~10년
     
    특히 역량중심 수련과 관련 “안전한 전문의 배출은 국민건강과 직결된다. 적정 역량 확보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근무시간 단축이 이뤄질 경우 수련기간이 조정되거나 역량중심 교육∙평가체계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는 “유럽은 전공의가 주48시간 근무하고 여름 휴가를 충분히 다녀오는 대신 수련 기간은 대부분 7~8년으로 3~4년인 우리와 차이가 크다”며 “전공의들을 역량 기반으로 평가해 국민 건강을 책임질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수준에 이르게 하려면 수련 기간은 그만큼 길게 가져가야 한다는 합의 하에 수련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국은 여기에 인턴 2년이 추가된다. 일부 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선 인턴 2년에 전공의 8년으로 도합 10년간 수련 받는 것”이라며 “유럽 전공의들의 근로시간을 볼 때는 이런 부분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또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입원전담전문의 등 대체인력 확충과 원내 업무 재분배도 필요한데,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 외에도 진료과, 환자 중증도, 수련 환경을 고려해 획일적 규제를 지양하고 유연한 맞춤형 모델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연속근무 4시간 추가 사유에 교육도 포함돼야…임신 전공의 보충 수련 고민도 필요
     
    아주의대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임신 전공의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이 수련 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전공의법 개정안 내용 중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응급상황 시 4시간 추가 허용), 임신∙출산 전공의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은 지난 21일부터 먼저 발효됐다.
     
    김 교수는 “실제 수련병원에서 중요한 결정은 대개 아침에 이뤄진다. 교수가 아침 회진을 돌며 환자에 대해 전공의와 상의하고 향후 치료 방향을 정한다”며 “그런데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으로 당직을 선 전공의가 아침에 퇴근하고 나면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과연 그 전공의가 해당 환자를 담당한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연속근무 24시간에 응급상황 발생 시에만 4시간을 더 근무할 수 있도록 했는데, 사실 더 중요한 건 교육과 인수인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게 담보되지 않으면 교수들은 전공의와 대화가 끊기고 수련의 연속성이 차단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전공의는 수련이 더 잘 안 된다고 느껴 불만을 갖게 될 거고, 교수는 전공의를 같이 입원환자를 보는 한 팀이라고 믿기 어렵게 될 거다. 그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교수들은 병원을 조용히 떠날 수 있다”며 “교육, 인수인계 목적으로도 추가적으로 4시간을 근무할 수 있도록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임신∙출산 전공의 문제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주 30~40시간 일한다. 60~70시간 근무하고 교육 받는 전공의와 동일한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나”라며 “줄어드는 수련 시간을 보충할 방법에 대한 고민 없이 근로기준법을 일단 적용하는 건 오히려 불공정성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고, 임신∙출산 전공의와 나머지 전공의들 간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도 여성 전공의를 기피하게 될 수 있다. 좋은 뜻으로 만든 법이지만 실제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며 “적어도 과별로  최소 수련 시간은 얼마나 돼야 하는지 또는 임신, 건강 등의 이유로 수련시간이 줄어든 전공의가 이를 어떻게 보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문제 등을 놓고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전공의노조 유튜브 중계 영상 갈무리

    근로기준법 고려해 근로시간 최대한 단축해야…당직 근무 최소화 필요

    반면 전공의노조 측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 개정 논의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유청준 위원장은 “전공의법의 추가 개정이 필요하다. 지난번 개정 당시 총 근로시간 감축과 법 위반 시 처벌 조항에 대해 추후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주당 총 근로시간은 단축해야 한다. 현재 80% 이상의 전공의가 만성 과로에 처해 있다”며 “단계적으로 감축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을 고려해 최대한 감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근로시간 위반에 대해 책임자에게 최소 벌금형 이상의 처벌조항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근로시간 위반으로 신고하더라도 단순히 과태료가 매겨지는 수준이라 병원들이 법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또 “현재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근무 시작 전 제출한 근무계획표에 기반해 산정되는데 실근무 시간과는 차이가 크다”며 “근무시간 기록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전자출퇴근과 EMR 로그기반 이중 기록을 의무화하고 조작이 적발될 경우 기관을 제재해야 한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당직근무도 주 1회 이하로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주 3회 당직을 서면서 연속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할 경우 (낮 근무가 아닌) 당직 위주로 근무하게 되는 기형적인 형태가 된다. 실제 그런 사례들이 지금도 많이 있다”며 “심각한 문제인데, 이에 대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도 연속근무 24+4 제한 문제와 관련해, 당직 근무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전 회장은 “연속근무 추가 4시간 가능 사유에 교육 목적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 제도는 연속근무 단축만이 목적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려는 몸부림에 가깝다”며 “원활한 수련을 위해 교육 목적도 포함하자고 할 게 아니라, 24시간 상한을 수용하고 그 상황에서 전공의 수련 연속성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국 당직 근무 최소화가 유일한 방법”이라며 “지금은 교수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게 문제인데,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에 할말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