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연내 코스닥 상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전자약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모은 자금은 비침습적 뇌 질환 치료를 위한 임상 시험 등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자본시장 진출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가정용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전자약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전자약 제조 전문기업 리메드 이근용 대표이사가 20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코스닥 이전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 및 비전을 발표했다.
리메드는 2003년 설립된 이후 국내 최초로 전자약(Electroceutical) 전문 연구, 개발을 시작해 난치성 뇌 질환 치료 분야부터, 만성 통증 치료 분야, 에스테틱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전자약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기 자극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로, 약물 처방의 대체재 및 보완재로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해외에서는 치료약들과 달리 흡수 과정이 없어 화학적 부작용 발생의 원천 차단이 가능해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회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80억 400만 원, 영업손실 8억 3,600만 원, 당기순손실 73억 8,000만 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11억 6300만 원, 영업이익 21억 1500만 원, 당기순이익 25억 9800만 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뿐 아니라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회사 측은 해외 대형 바이어들과 협업 계약 체결 등으로 향후 지속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2007년부터 해외영업을 시작해 100만달러를 수출하는데 약 8년이 걸렸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만든 신기술이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잘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 뒤로 300만 달러 수출하는데 3년이 걸렸고, 500만 달러 수출에는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올해 말에는 1000만 달러 이상 수출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이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는 기업이라 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메드는 2018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으며, 올해 코스닥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60만주, 주당 공모 희망밴드는 1만 4500~1만 6500원이며, 밴드 기준 공모금액 규모는 87억 원~99억 원이다. 이번 달 19~20일 수요예측을 거쳐, 25~26일 청약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우울증, 뇌졸중, 치매 등 난치성 뇌 질환 치료를 위한 '경두개 자기 자극기(TMS)'
전두엽 피질에 자기 자극을 주어 난치성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기 TMS(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는 리메드가 설립 초기부터 연구를 지속해온 분야다. 공학 기술 발전과 더불어 16년 동안 진행된 회사의 연구 개발로, 현재는 다양한 뇌 질환에 활용하고 있다.
TMS는 전자기 코일에 강력한 전기를 흘려 지구 자기장의 약 7만배 세기의 자기장을 생성하고, 이 자기장을 비침습적으로 두개골을 통과시키는 기술이다. 강력한 자기장이 두뇌 피질의 신경 세포를 자극해 난치성 뇌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다.
리메드의 TMS는 우울증 임상 시험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우울증 환자의 45%는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TMS는 약물치료 대상 우울증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 대한 효과도 입증하여 약물치료의 보완 및 대체재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TMS는 우울증 치료 외에도 뇌졸중, 치매 치료 영역으로도 확대 중이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졸중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치료 30일 경과 마비가 개선되는 등 유효성을 확인했다. 치매 치료의 경우, 전자부품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등과 함께 정부지원금 46억 원을 받아 4년 기간의 치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8년 치매 모델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임상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해, 노인성 치매 및 혈관성 치매 치료 시장 선점을 목표로 올해 인체 적용 임상을 시작했다.
향후 회사는 TMS 연구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가정용 TMS 제품 보급을 위해서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TMS 권장 치료 시간은 주 5일, 1일 1회, 약 20분으로 빈도 높은 치료가 필요하지만, 국내 시장 상황상 치료 주기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다. 회사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우울증 치료를 위한 가정용 TMS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재택 진료가 가능한 해외 시장에 먼저 진입해 점차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만성 통증 치료를 위한 '신경 자기 자극기(NMS)' 세계 최고 기술 보유
신경 자기 자극기 NMS(Neuro Magnetic Stimulation)는 신체에 강한 자기장을 통과시켜 내부 근육 및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만성 통증 치료법이다. 기존 전기자극 치료와 다르게 신경계, 근육 등 심부 조직을 비침습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회사는 독자적인 기술로 2003년 NMS 개발에 성공하고, 이후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과 만성 통증 치료 효과 확인을 위한 임상시험 및 강남차병원 만성 통증 센터와 치료 프로토콜에 관한 연구 등을 진행했으며, 최근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와 발전된 치료 프로토콜 및 적응증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8년 유럽 통증 치료 시장에서 손꼽히는 업체인 독일 짐머(Zimmer)와 200만 달러 규모의 NMS 공급 계약 체결했다. 짐머는 계약 이후,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사 사업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5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짐머에 공급 중인 리메드의 NMS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고 미국에 출시하자마자 가파른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회사는 짐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고부가가치 에스테틱 시장을 겨냥한 '코어 근력 강화 자기 치료기(CSMS)'
리메드는 강한 자기장을 이용한 비침습적 치료 원천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코어 근력 강화 자기 치료기(CSMS, Core Muscle Strength Magnetic Stimulator)도 이 연장 선상이다.
메디컬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테틱 디바이스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30억 달러로 추정되며, 연평균 8% 성장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고성장, 고부가가치 사업군이다. 회사는 해당 시장을 겨냥해, CSMS를 처음 개발했고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빠른 시장 점유를 노리고 있다.
리메드의 CSMS는 기존 NMS(신경 자기 자극기) 기술에서 착안해 개발한 새로운 비침습적 시술이다. 자기장으로 심부 코어 근육을 자극해 운동 없이도 근력을 강화하고 체형 변화를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이 기술은 체형 교정뿐 아니라, 피부 탄력 개선에도 효과가 있고, 신체 전반적인 미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회사는 향후 에스테틱 사업 부문에서 회사의 TMS(경두개 자기 자극) 기술도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섭식장애 치료 및 식욕 억제 효과를 위한 비만용 TMS를 연구 개발해, CSMS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리메드는 원천기술의 뛰어난 확장성, 성장 가능성과 함께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실적을 인정받아, 이익미실현기업 특례 상장(테슬라 요건 상장)에 나선다. 이익미실현기업 상장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반 청약자에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부여하여, 일반 청약자가 상장 후 3개월 이내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회사의 이번 공모 금액은 총 87억~99억 원이다. 공모 자금은 ▲치매 및 뇌졸중 관련 임상시험 ▲생산라인 시설 투자 ▲조인트벤처(JV) 설립 비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