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강력하게 낮추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스타틴 단독요법으로는 이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 여러 복합제가 도움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리바로젯(Livalozet)이 LDL-C를 50% 이상 줄이는 우수한 지질강하 효과를 가진 동시에 혈댱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추천됐다. 리바로젯은 피타바스타틴 성분의 리바로(Livalo)에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복합제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오규철 교수가 23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태평양 심혈관대사증후군 학술대회(APCMS 2025)에서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최신 치료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오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콜레스테롤 약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리바로젯은 타 스타틴 대비 용량이 낮고 부작용 부담이 적어 환자에게 설명하고 처방하기에 적합하다"면서 "피타바스타틴은 심혈관질환 1차, 2차 예방군 대상 특히 아시아인에서 효과적으로 LDL-C와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를 낮추며, 낮은 용량으로 심혈관 사건 예방에 탁월하고 부작용도 적다. 일본심장학회(JCS)는 REAL-CAD 임상 연구를 근거로 급성 관동맥 증후군(ACS)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피타바스타틴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AL-CAD 연구는 아시아 관상동맥 환자에서 고용량 스타틴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피타바스타틴 1mg으로 시작 후 LDL-C가 120mg/dL 미만으로 조절되는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피타바스타틴 1mg 또는 4mg을 투여해 5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대상자들은 고위험군으로 대부분 이미 스타틴을 사용하고 있었다.
연구 결과 두 그룹 간 LDL-C 수치는 물론 hs-CRP 수치도 확연하게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피타바스타틴 4mg은 1mg 대비 1차 평가변수인 심혈관 사건 발생을 19%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2차 평가변수도 17%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고용량의 피타바스타틴이 당뇨병, LDL-C, hs-CRP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우수한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를 보여줬다.
안전성 측면에서 피타바스타틴 4mg은 고용량임에도 1mg과 새로운 당뇨병 발생과 ALT와 AST를 비롯한 기타 부작용에서 차이가 없었다.
오 교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중강도 스타틴 결과 차이를 보기 위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RCT) TOHO-LIP 연구도 소개했다. 이 연구에서는 피타바스타틴 2mg과 아토르바스타틴 10mg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지질 수치는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 없이 동등한 효과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1차 평가변수인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피타바스타틴이 아토르바스타틴에 비해 63.4% 개선했고, 2차 평가변수도 65.6% 개선해 심혈관 위험은 더 우월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TOHO-LIP 임상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과 달리 피타바스타틴은 기저치 대비 유의미한 hs-CRP 감소를 보였다"면서 "같은 LDL-C 카테고리라면 그 안에서 hs-CRP가 높을수록 심혈관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LDL-C를 낮춰주면서 염증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면 이러한 약제가 환자 예후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24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HIV 감염인에서 피타바스타틴의 주요심혈관사건(MACE) 위험 감소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위약과 피타바스타틴 4mg을 비교했고, 아시아 환자가 15% 가량 포함됐다.
이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은 MACE 발생 위험을 35%, MACE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을 21% 낮췄고 아시아인에서 특히 피타바스타틴의 효과가 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상반응 발생에서도 특히 당뇨병 발생 측면에서 피타바스타틴과 위약 간 차이가 없었다.
오 교수는 "피타바스타틴은 hs-CRP와 IL-33 발현 억제를 통해 염증 개선 효과가 입증됐고, 약물상호작용이 적어 항-HIV 약제의 혈청 농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HIV 및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LDL-C 감소 목표치가 점점 낮아지면서 스타틴 단독요법 만으로는 이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다. 피타바스타틴도 효과가 강력하긴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피타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다"고 말했다.
리바로젯의 3상 임상시험에서 피타바스타틴 2mg+에제티미브 10mg과 피타바스타틴 4mg+에제티미즈 10mg 모두 투여 8주차 LDL-C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시켜 고강도 스타틴과 같은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최소 목표치인 LDL-C 100mg/dL 미만 도달률도 90% 이상으로 단일제 대비 우수했다. 피타바스타틴 단독 투여에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 전환했을 때 고위험군 기준인 LDL-C 70mg/dL 미만으로 감소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ASCENDING 연구 중간분석에서도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스타틴 단일제로 LDL-C 목표 도달이 어려운 환자에서 LDL-C를 23% 추가로 감소시켰다. 다른 중강도 스타틴 단일제에서 피타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으로 전환했을 때도 LDL-C가 의미있게 감소했으며, 장기 사용 시 부작용 및 혈당 변동성 없이 안전함이 확인됐다.
오 교수는 "실제 진료실에서 처방할 때 환자들은 부작용, 특히 스타틴 사용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에 대해 많이 걱정한다. 피타바스타틴은 SCEAD 연구 등에서 당뇨병 치료제의 효과를 저해하지 않고 아디포넥틴 발현과 GLUT4 이동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 KAMIR(한국인 급성 심근경색증 등록 사업) 연구에서도 심근경색 환자에서 신규 당뇨병 발생(NODM)이 적어 당뇨병 환자에게 안전한 스타틴임이 입증됐다"면서 "당뇨병 신규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측면에서 더 좋은 스타틴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로어에서 케이하트내과의원 고광곤 원장(전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회장)은 "고강도 스타틴은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은 감소시키지만 NODM을 증가시킨다.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와 NODM 감소를 함께 고려할 때 환자의 생명을 생각한다면 리바로젯이 최선의 선택이다"고 평했다.
좌장을 맡은 광주보훈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전 심근경색연구회 회장)는 "현재까지 환자 8만6000명이 등록됐고 논문이 총 464편 발표됐으며, 3년 추적관찰에도 100% 추적이 이뤄져 강력한 코호트로 인정받는 KAMIR 연구에서도 피타바스타틴이 가장 NODM에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고강도 스타틴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 최근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보고됐다. 환자의 약 30% 정도에서 간기능 수치 상승이나 스타틴 유발 근병증, 드물게 신경병증과 같은 부작용 우려로 강력한 스타틴 사용에 부담이 있는데, 리바로젯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