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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전달체계 개선 전제조건, 환자 선택권 제한·진찰료 인상

    의료계 이전 연구결과에서 발표…의협의 의사 회원 설득에 촉각

    기사입력시간 2018-01-04 06:06
    최종업데이트 2018-01-04 09:3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도출한 권고문(원문보기)을 1월 중에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종별로 제 기능을 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일차의료기관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내과계 의원은 하루 40명 진료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성질환관리 수가를 개편했다. 외과계 의원은 수술이 가능한 전문진료의원으로 뒀지만 내과계 의원에 맞먹는 수가 가산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4일 오전 10시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6일 오후 5시에 의사 회원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진다. 
     
    의료계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려면 환자 선택권 제한과 진찰료 인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의협의 이전 연구에서도 나온 내용이다.
     
    건강보험 체제에서 환자 선택권 제한이 핵심

     
    4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전 연구위원이 2010년 6월 대한의사협회지 발표한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환자를 위해서도 재정립 필요’ 기고문을 확인한 결과, 환자 선택권 제한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중요한 실천방안으로 꼽혔다.
     
    임 연구위원은 “현재처럼 환자의 선택권을 존중해 환자가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환자 자신이 진료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직접 부담했을 경우에나 가능하다”고 전제했다.
     
    국민은 건강보험료를 강제로 내고 환자는 건보료를 지원받아 치료를 받는 건강보험 제도에서는 환자 선택권 제한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비용 효과적인 제도를 운용하려면 대형병원으로 가려는 환자 선택권을 제한해야 한다”라며 “환자 선택권 제한이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실천이며, 이것이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를 운용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든 외래환자는 의원에서 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의 외래 본인부담금을 대폭 인하하거나 의원의 외래진료에 한해 전액 보험재정에서 부담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임 연구위원은 “모든 병원은 의원의 진료 의뢰서에 따라서만 외래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의원의 진료의뢰서는 1주일 등 단기에만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이용횟수를 규정하고, 병원 외래진료 후에는 담당의사 소견을 기재해 환자를 원래 의원으로 회송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은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선택권 제한이 쉽지 않다”라며 “정부가 건강보험의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실천은 생각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진찰료 인상, 정부 신뢰 회복의 길
     
    ▲요양급여비용 구성비율. 자료=보건복지포럼 발표자료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이정찬 전 책임연구원은 2015년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발표한 ‘의료전달체계에서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전망’을 통해 의료전달체계에서 일차의료가 활성화되려면 진찰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 비중 감소추세의 원인에는 가벼운 질환으로도 병원급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의 증가가 일부 요인으로 작용했다”라고 했다. 2014년 기준 단순 고혈압, 당뇨병, 감기, 소화불량 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해결이 가능한 52개 경증질환 환자 중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환자 비율(내원일수 기준)은 약14%에 달했다.
     
    이 연구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의료전달체계의 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진찰 행위가 가지는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라며 “진찰료에 대한 합리적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진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32.8%에서 2014년 22.5%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반면 입원, 검사, 처치 및 수술료 등의 비중은 늘어나 병원의 수입이 급증했다.
     
    이 연구원은 “전체 진료비 수입 중에 진찰료 비중이 약53%를 차지하는 의원의 진찰료 수입 비중 감소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의미한다”라며 “의료전달체계에서 최초 접촉점 역할을 하는 의료행위이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진찰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은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찰료를 병원보다 우대한다. 한국의 진찰료 수준은 구매력지수를 기준으로 미국의 36.8%, 일본의 59.5%, 대만의 79.1% 등에 불과하다. 이 연구원은 “진찰료를 인상하고 단계적으로 의원의 진찰료를 병원급보다 높게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의원에서도 진찰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함께 늘어나야 한다”
     
    그는 “그동안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개선되지 못한 이유는 의료공급자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방해의 벽으로 작용했다”라며 “진찰의 위상강화를 통한 여건 회복에 중점을 두고 신뢰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제공 참여자들의 성과 배분과 책임성의 원칙에 따라 의료체계가 통합의료체계를 지향해야 한다”라며 “이런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의료계 내부는 물론 범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