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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의료기관이 공공기관? 건강보험에 실손보험까지 무상 청구 대행 안돼"

    개원의협의회, 실손보험 청구 대행 보험업법 개정안 반대…"보험금 지급 거부나 지연될 것"

    기사입력시간 2019-03-26 12:24
    최종업데이트 2019-03-26 12:2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6일 "실손 보험사들의 보험 청구 대행을 반대한다. 실손 보험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현혹되지 말고 환자와 의사, 즉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의료기관이 서류 발급 대행기관이 아닌 의료의 본연의 업무인 환자치료에 충실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고용진 의원, 전재수 의원) 발의에 대한 의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등이 요양기관에게 진료비 계산서 등의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그 요청에 따르도록 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해당 서류의 전송 업무를 위탁하게 하고 있다.  

    대개협은 “개정안 발의 이유로 보험소비자들의 편의를 들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손 보험사들의 집요한 법안화 노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불과 몇 개월도 안 되는 시기에 동일한 법안의 발의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한 목소리로 강력한 반대의 의견을 표명해왔다”라고 했다.  

    대개협은 “근본적으로 보험제도란 가입자와 보험사의 관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는 의료기관이 일정 기간의 진료내용을 청구 프로그램을 통해 청구하면 심평원에서 적정성을 평가한 후 건강보험공단에서 진료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이 가입자를 대신해서 청구를 대행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개협은 “통상적인 사회적 개념으로는 어떤 일을 대신하는 경우 대행수수료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의료에서는 이러한 당연한 상식이 무시돼 왔지만 대한민국 의료계는 묵묵히 그 일을 수행해왔다. 수수료는 고사하고 자비로 청구프로그램을 구입해 적지 않은 관리비 까지 부담하며 청구대행을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개협은 심평원이 실손보험 심사까지 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대개협은 "심평원 심사는 우리나라 의사들에게는 영원히 100점을 받을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다. 의학적인 고심을 통해 내린 처방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약제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금액에서 삭감시킨다”고 했다. 

    대개협은 “혹자는 의료의 공공재 역할을 들먹이는데 우리나라는 의사의 교육, 개원, 운영 등 개원가에게 티끌 하나 보조하는 것이 없다. 이제는 개인 간의 계약을 한 실손 보험사까지 청구 대행을 시킨다고 나서고 있다"라며 "개인의원을 포함한 민간 의료기관은 공공 기관이 아니다. 정부의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아니다. 세금 똑같이 내고 한 표를 행사하는 시민이고, 국민이다”라고 강조했다.  

    대개협은 “실손 보험사는 현재도 병원에서 챙겨준 보험금 청규 서류를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까다롭게 굴어서 청구를 포기하게 만들거나 그나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며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급률을 높이기 위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지급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의료기관이 실손 보험의 청구대행을 하게 되면 지급 자체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