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보험급여 가격협상 기한이 연장되면서 타그리소 국내 철수 위기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환자단체에서 호소문을 발표했다.
암 환자 커뮤니티 암 정보(정복보고) 밴드 운영자인 김종환 씨는 17일 호소문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에 타그리소 가격 추가 인하할 것을, 건보공단과 복지부에는 올리타와 같은 약으로 협상을 진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한미약품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는 3세대 EGFR-TKI 치료제로 T790M 변이도 함께 잡는다는 특징이 있다.
두 약물은 8월 동시에 보험급여심사평가를 통과했으나 올리타가 타그리소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하면서 타그리소 가격협상이 난항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단체는 타그리소의 필요성으로 ▲3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중 미국과 유럽이 최종 승인한 유일한 치료제이자, 유일하게 3상 임상을 완료했다는 점 ▲뇌와 같이 중추신경계(CNS)에 전이된 환자를 위한 유일한 약이라는 점 ▲이미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폐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점 세 가지를 꼽았다.
타그리소는 올해 초 3상 임상을 근거로 미국과 유럽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고, 올리타는 하반기 국내 3상을 시작한다.
또 그동안 약물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CNS로 전이된 환자에서는 치료에 한계가 있었는데, 타그리소는 임상 연구를 통해 장벽 투과 가능성을 보였다.
환자단체는 아스트라제네카에 "한국 폐암 환자를 위해 인도적인 결정을 기대한다"면서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고 임상 기회도 확대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단과 복지부에는 "타그리소는 뇌 전이 폐암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약으로 내성을 잡는 3세대 표적항암제라는 이유만으로 올리타와 같은 약이라며 약가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타당한 기준이 아니다"며 "타그리소의 급여가 결렬되면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현재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격 협상 과정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 공개와 함께 환자단체가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국민의 약제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 현행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