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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현 위원장께...20년 전처럼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아닌 1보의 영원한 후퇴가 될 수도"

    [칼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기사입력시간 2020-09-07 08:20
    최종업데이트 2020-09-07 12:23

    젊은의사 단체행동 

    [메디게이트뉴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비대위원장님, 대한소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입니다. 그동안 너무나 잘해 오셨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짐 그만 내려 놓으시고 충분히 쉬시기 바랍니다.

    지난 며칠간 저는 수도 없이 많은 의대생, 전공의, 봉직의, 개원의 선생님들, 그리고 교수님들로부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눈물난다. 투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제발 전공의들을 도와달라. 투쟁의 구심점이 되어 달라"는 정말 애절하기 그지없는 메시지들을 받았습니다. 이에 저는 "그들이 투표 등의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제게 맡겨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답했고 제 답을 전공의 선생님들께 얼마든지 공유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에 아래글은 전공의 선생님들이 오늘 오후 1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전체 전공의 대상 간담회를 보시기 전에 꼭 읽어 보시라고 씁니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님의 견해를 밝힌 기사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박지현)"지금 계획은 1보 후퇴, 2보 전진이다. 왜 지금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인지 설명드린다.”

    ▶(임현택의 견해)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아니라 1보의 영원한 후퇴가 될 겁니다. 20년 전에 이미 김재정 의협회장이 일방적으로 '의약분업 투쟁이 끝났다고 선언했고, 정부가 수많은 약속을 했다고 했고, 그때도 전공의들은 분개하며 여기서 끝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때 분개했던 전공의들이 바로 현재의 상당수 개원의들입니다.

    새로운 투쟁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족히 20년은 걸릴 것입니다. 아예 새로운 투쟁이란 건 다시는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때는 의사들 대부분이 지금보다 더 훨씬 심한 노예 상태에 놓일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휴진 투쟁에 참여하지 않는 개원의들은 그때 큰 트라우마를 겪은 전공의였습니다. 불행한 역사는 정말 묘하게 반복됩니다.

    (박지현)“법정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독단적으로 합의문에 서명하고 단체 행동 중단을 선언한 이 상황에서 우리가 파업을 지속하기로 표명하는 것은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최악의 경우 '원점 재논의'가 명문화된 합의문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 명분을 제공할 것이다.”

    ▶노동조합 역시 법정 단체입니다. 노조위원장이 도대체 무엇을 얻은지 모르겠는 이른 바 노사 합의안을 들고 왔을 때 조합원들이 취해야 하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요? 벌써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폐기 목소리가 나오는 부실하기 그지 없는 한 장짜리 합의안을 덜컥 믿고 가야할까요? 아니면, 노조위원장을 자르고 노조 지도부를 자르고 제대로 된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일사분란하게 강철대오로 투쟁하는게 맞는 길일까요? 합의에 따른 명분을 깨는걸 그렇게 중시했다면 80년대 학생운동권이 대부분의 요직에 있는 현 정권은 그 자리까지 가지도 못했을 겁니다.

    업무복귀는 간담회가 아니라 반드시 전체 전공의 찬반 투표후에 결정돼야 마땅합니다. 노조위원장이 들고온 노조 합의안도 전체 노조원 투표를 통한 동의여부 절차를 거친후 결정하지, 노조 위원장의 '지금 안들어 가면 우리가 완전 손해다. 어서 들어가자'라는  일방적인 의견에 따라 쫒기듯이 독단적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박지현) "탄핵은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의협 최대집 회장을 지금 시점에 탄핵하는 것은 위험하다. 2014년 합의문이 잘 이행되지 않는 것도 당시 의협 회장을 탄핵했기 때문이다. 전체 의사를 대표해서 서명한 의협 회장을 탄핵한다는 건 그 합의문을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것이며, 이후에는 의협회장 선거 등 내부 분열이 일어나 결국 정부와 국회는 4대악이라고 불리는 정책과 법안을 추진할 것이다.”

    ▶아무 근거없이 이후의 협상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 혼자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말입니다. 저들은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20년전 의약분업 투쟁 때 정부는 전국민 앞에서 한 약속을 불과 몇 년 되지 않아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한다며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 듯 뒤집은 바 있습니다. 정부는 진작에 약속을 깼는데 20년째 휴지에 불과한 약속에 얽매어 있는 것은 의사들입니다. 지금 제가 정부, 여당 관계자라면 투쟁의 거센 불길이 조금만 사그라들면 바로 원점으로 되돌리겠습니다.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합의문을 무효화하겠다는 허술한 약속의 파기 조짐은 벌써 그들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2014년 합의가 지켜지지 않은 것은 회장을 탄핵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졸속 합의후 졸속으로 투쟁을 풀고 이제 투쟁이 끝났다며 아무것도 얻은것 없이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게 바로 그 부실하기 그지없는 한 장짜리 합의서를 '휴지화'하는 것입니다.

    (박지현)“현재 회장의 임기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부회장이 회장 대리가 되는 것인데 지금 의협 집행부는 회장과 함께 날치기 협의를 만든 사람들이다. 의정협의체가 구성되고 정부가 합의를 이행할 수 있는 튼튼한 내부 구조를 형성한 뒤, 이후 책임자들에게 독단 합의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젊은 의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앞서서 의협 내 구조 개혁을 하겠다."

    ▶그래서 의협 방상혁 부회장을 포함한 전 의협 상임이사도 같이 탄핵하고 아예 새로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입니다. 의협 청사에 들어가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그 건물을 수리해서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기초 자체가 부실한 건물에 리모델링은 불가능합니다.

    (박지현)“합의안과 상관없이 그리고 합의문에 따르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책과 법안을 언제든지 어느 순간에라도 다시 시작할 것이다. 더욱 안전하고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노조 조직화, 단위 노조 확립 등 기본 구조를 확립하고  전공의 뿐만 아니라 의대생, 전임의, 교수, 개원의 등 전체 직역이 연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상황 인식을 이렇게 잘하고 있음에도 지금 철군을 하자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바로 박지현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그 점때문에 지금 철군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노조 설립은 분명히 해야 하는 과제지만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철군하는 것이 바로 전공의, 의대생, 전임의, 교수, 봉직의, 개원의등 전체 직역의 연대를 깨는 일입니다.

    리더가 되어 모진 고난들 속에서 회원들을 끌고 나간다는 것은 정말 말할 수없이 힘든 일입니다. 그동안 이보다 더 잘할수 없다고 할 정도로 너무나 잘해준 박지현 비대위원장님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박지현 비대위원장님은 무거운 짐 그만 내려 놓으시고 모자란 수면과 영양 보충 하시고 충분히 쉬시기 바랍니다. 그 힘든 짐을 기꺼이 대신 지어줄 다른 전공의 선생님들이 나오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요약해서 말씀 드리면 전공의 철수 여부는 반드시 전체 전공의 투표를 통해 전제 전공의 총의에 따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