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향후 의료4대악 정책의 상시적 감시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장 복귀를 포함한 파업 로드맵 1단계로 낮춘 것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또 다른 단체행동을 위한 분노를 잠시 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6일 오후 2시 인스타라이브를 통해 "이번처럼 힘든 방송은 없었다. 우선 회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단계적 파업은 파업의 끝이 아니라 파업을 가다듬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미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여당과 날치기 서명을 하면서 단체행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는 분열되고 단체행동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며 "지금 우리가 단체행동을 잠시 유보하더라도 분노와 참담함을 식히고 (동력을) 다시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직 할 일이 많다. 날개 짓을 멈춰선 안 된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7일 오전 7시부터 파업 로드맵 1단계로 하향한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으로 파업 로드맵은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국시거부 등 3단계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고 1인 시위 정도만 진행하는 1단계로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업 지속을 원하는 전공의들을 위한 박 위원장의 불신임 안건은 부결됐다.
박 위원장은 "비록 100% 만족은 아니지만 단체행동은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대외적으로 언제든 젊은의사들이 의료계 문제를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수련환경과 정치, 사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큰 성과다. 이번 단체행동의 원동력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참담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책임 완수를 위한 단체행동권과 보장을 위해 근로 보호뿐만 아니라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낼 수 있도록 전공의 노조 조직화에 힘쓰겠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과 결의가 헛되지 않도록 언제든 다시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박 위원장은 의협과 분리된 조건에서 정책 감시를 위한 새로운 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전협은 의대생, 전임의 등과 함께 더 강해졌지만 의협 산하단체로서 법적 구속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의협이 아닌 단체행동을 위한 새로운 기구를 만들겠다. 해당 기구를 통해 향후 투명하고 전문적으로 정부와 여당을 감시하고 정책 결정과정에 우리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법정단체인 의협이 바른 의료를 위해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존립 목적도 바로 세우겠다. 이권만을 주장하는 의협의 역할을 제대로 세울 것이다"라며 "(투쟁을 하려다 실패한)2000년, 2014년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 이를 위해 지금 의협 회장의 탄핵도 바로 진행하지 않겠다. 회장이 탄핵되도 부회장이 역할을 대신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한패일 뿐"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20년만에 의사들이 단결했고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 교수가 함께 했다"며 "그러나 이들에 대해 일말의 존중도 없이 독단적이고 졸속으로 합의된 협상에 대해 실무진에게 반드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비록 지금 현장으로 복귀하더라도 다시 다음 준비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에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욕을 먹더라도 리더가 해야할 일이고 책임이라고 본다"며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맹목적인 응원과 지지도 필요없다. 단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보고 내가 변한 적이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이 함께하고 있다. 의대생들의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선출한 대표를 믿지 못하고 의결한 과정이 신뢰를 잃는다면 그 또한 내 책임"이라며 "제시된 로드맵 지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각 병원 대표에게 전달해달라. 의견 통일이 없다면 비대위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