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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분야 규제샌드박스, 사업화에 실질적 기여 못한다?

입증보다 논란 최소화에 초점…보험수가도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

기사입력시간 22-04-12 05:40
최종업데이트 22-04-12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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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바이오헬스 분야 주요 규제 이슈인 원격의료, 기기인증, 제조허가 등 부문에서 규제샌드박스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수가 책정 단계의 어려움으로 사업개시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벌어지는가 하면,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적용되면서 규제샌드박스에 의한 기업유인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바이오헬스분야 규제샌드박스' 외부용역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규제샌드박스 과제, 에너지>IoT>의료바이오 순…바이오헬스분야 가시적 성과 어려워

정부는 규제 재설계를 통한 4차 산업혁명의 선제적 대응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본격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하기로 하고 새정부 미래 산업 규제혁파의 일환으로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결정 2018년 도입했다. 

이에 2019년 행정규제기본법 개정과 함께 핀테크, 산업융합, 지역 혁신성장 4개 분야, 2020년 스마트도시, 연구개발 특구 2개 분야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위한 근거법이 마련됐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로 구성돼 6개 분야에서 운영되고 2021년 2월 기준 332건(81%)의 실증특례, 48건(12%)의 임시허가, 30건(7%)의 적극행정 등 410건의 규제샌드박스 과제를 승인해 운영되고 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벤처기업이 27건으로 67%, 대기업이 116건으로 28%를 차지하며 기술별로 보면 에너지 관련이 46건, IoT가 39건, 의료바이오 분야가 33건 순이다. 
 
규제샌드박스 승인현황. 사진=바이오헬스분야 규제샌드박스 연구

그러나 현재 바이오헬스분야는 규제샌드박스 승인건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과 같은 다른 분야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실증특례를 받았지만 사업시행이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바이오헬스 산업은 규제산업이라는 특성, 오랫동안 축적돼 온 업계 관행, 인간의 생명·건강과 관련돼 있는 분야로 실증과 입증에 한계, 그간 축적돼 온 첨예한 이해관계, 사회적 논란 등을 감안해 입증보다는 논란의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보수적인 실증특례가 허용돼 왔다"며 "이런 경향으로 인해 규제샌드박스가 바이오 헬스케어 혁신기술 기반의 신산업 육성에 기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수가, 실질적인 규제로 적용…사업개시 불발·지연 사례 빈번

구체적으로 진흥원이 밝힌 바이오헬스분야 규제샌드박스의 문제점은 규제의 보수적 특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규제와 함께 수가 책정 등에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의료기기나 원격의료, 건강모니터링 등 관련 제품과 서비스 승인과제의 경우 표면적으론 관련 의료기기나 의료행위 허가로 표기돼 있으나 실제 보험수가 책정 단계로 인해 규제샌드박스 승인 기업이 종료 후에도 사업개시가 이어지지 않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일례로 고압충전 방식의 의료용 산소공급기 회사인 '엔에프'는 보험수가 적용이 불가해 국내 시장출시나 시장확대에 제약을 받았다. 

결국 회사는 산소발생기 내 산소를 약제로 임시허가하고 병원 적용을 통해 경제성, 안전성 등을 확인, 관련 규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기존 산소공급시스템 방식과 동일 수준의 보험수가 적용을 임시허가 받고 2021년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험수가가 확정돼 오는 6월부터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을 개시할 수 있다고 인지한 상태에서 규제 샌드박스에 참가한 회사 입장에선 이미 허가와 수가 책정에만 2년 이상이 소요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이노'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환자의 데이터를 원격지에 있는 의사가 모니터링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 자체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실증특례를 통해 검증된 성과와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수가 도입을 신청하려는 입장이지만 사업 개시를 위해선 앞으로도 2~3년은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두 기업 모두 규제샌드박스 과제수행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았지만 종료 후 사업화 기회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업화에 필요한 과정과 비용, 시간 등이 남아있는 상태로 규제샌드박스가 사업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구팀은 "바이오헬스분야는 신기술에 대한 보험 수가 책정 문제가 해결이 필수적이다. 보험수가가 실질적인 규제가 되면서 수가 관련 인식전환과 대책마련이 핵심"이라며 "실증에 소요되는 비용도 막대해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이용하는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밝혔다. 
 


규제샌드박스 참여 실익 약화…일괄처리 강화 등 절차 개선 필요

이렇다 보니 기업의 규제샌드박스 참여 실익이 약화되고 기업유인에 한계도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팀은 "실제 바이오헬스 부문의 산업 규제 규모 등에 비해 규제샌드박스 신청과 승인 건이 양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기업유인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제 2020년 기준으로 VC 투자의 약 30%가 의약품, 헬스케어, 의료기기 등 바이오산업에 투자되고 있지만 규제샌드박스는 전체 574건 중 약 55건으로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속하는 별도의 심의위원회인 혁신보건의료기술심의위원회를 신설해야한다고 봤다. 

규제특례 운영과 실제 규제개선 연계에 필요한 전문성, 특히 바이오 헬스 산업 관련 규제의 복잡성 등을 고려했을 때 별도의 심의·의결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용역 보고서는 갈등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신청과제에 대한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할 경우, 위원회를 통해 적절한 절차적 수단을 마련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령 개정을 통해 서비스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일괄처리 등이 가능하도록 하고 기존 기준이나 규격 등을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한 경우 제한적 시험과 기술적 검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연구팀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혁신보건의료기술 서비스는 실제 시장출시를 위해서는 2개 이상의 허가 등이 해결돼야 출시 가능한 경우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혁신 기술서비스의 신속한 시장진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허가 등이 동시에 처리될 수 있도록 일괄처리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