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의사 출신인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업심사 안건을 연기했다. 적십자사 직원들과 노조 등 반발이 거세지면서 우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공직자윤리위는 27일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 회장 취업심사 적절성 여부를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연기했다.
인 전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지낸 만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대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적십자사 직원들과 보건의료노조 등이 인 전 의원의 적십자사 회장 선출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회장직 수행이 불투명해졌다.
이들은 의료민영화를 주장했던 인 전 의원이 대한적십자 회장이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인 전 의원은 2009년 한 매체 기고문에서 "국민건강보험은 사회주의적인 경향이 강하고 수가 자체가 너무 낮게 책정돼 비정상적인 1차진료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27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통해 "인 전 의원은 국민건강보험의 공적 성격을 비판하고 민간의료보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2012년에는 영리법인 병원 도입 필요성을 언급해 의료민영화 논란을 불러온 장본인"이라며 "공공의료 현장의 수장에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인물을 앉히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며, 적십자병원의 공공성을 말살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강현근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장은 “돈이 있는 사람만 양질의 의료를 누려야 한다는 상업적 의료관을 가진 인물은, 대한민국에서도, 국민의 혈액사업과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대한적십자사의 수장이 될 자격이 결코 없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대한적십자사본부지부는 지난 6월 22일 인요한 전 의원의 회장 선출 직후부터 즉각적으로 인준 철회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들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는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업 제한’ 의결을, 대한적십자사의 명예회장인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인요한 전 의원의 회장 인준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앞서 대한적십자사는 지난달 22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32대 회장으로 인요한 전 의원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연세의대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등을 역임한 인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의정갈등 와중에는 당내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다만 12∙3 비상계엄 이후 밝혀진 일들에 대해 실망감을 표하며 지난해 12월 국회의원직을 돌연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