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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 항암제 넥시아 논문변조 의혹"

    "국제학술지 발표 논문 중복게재도 의심된다"

    기사입력시간 2016-04-19 07:39
    최종업데이트 2016-04-19 13:49




    옻나무에서 추출한 한방 항암제 '넥시아'의 항암 효과를 입증한 국제학술지 논문이 '중복 게재', '논문 변조'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논문은 넥시아의 항암효과를 설명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논문 저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지난 2010년 6월 국제 암 학술지인 'Annals of Oncology' 독자투고란(letters to the editor)에 한방 항암제 '넥시아'의 효능에 관한 증례보고(논문 제목: Rhus verniciflua Stokes extract as a potential option for treatment of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report of two cases)가 게재됐다. 
     
    이 증례보고는 폐로 전이된 2명의 신장암 환자가 넥시아를 복용한지 4개월, 9개월만에 완전 관해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넥시아의 항암효과를 입증한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는 기사가 상당수 매체에 실렸다. 


    그러자 당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암센터장이던 최원철(한의사)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넥시아'의 항암 효과가 국제적으로 입증됐다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했고, 이 논문은 말기 암환자들에게 '넥시아'가 다시 한번 주목 받는 계기로 작용했다.

    다만 최원철 교수는 논문 저자로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의원협회는 18일 이 논문이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것을 중복 게재했을 뿐만 아니라 논문을 변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제학술지에서 언급한 환자 2명 중 1명의 증례가 2008년 6월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알러젠 제거 옻나무 추출물 투여로 소퇴된 신세포암 유래 부신전이암 1례'라는 논문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의원협회는 동일한 증례를 출처표시 없이 부당하게 중복게재했다는 근거로 두 논문이 다음과 같은 유사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① 성이 전씨인 남자로 동일 ② 폐와 부신으로 전이된 신장암이라는 진단명 동일 ③ 2006년 9월 좌측 신장절제 수술 동일 ④ 2007년 3월부터 2달간 Sunitinib 표적항암제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어 환자가 치료 거부했다는 내용 동일 ⑤ 2007년 6월 장중첩증으로 소장절제술을 받았다는 내용 동일 ⑥ 2007년 7월부터 넥시아를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내용 동일
     

    의원협회는 "이런 근거로 볼 때 국제학술지 논문에 실린 증례와 국내 논문의 증례가 다를 가능성은 희박하며, 두 증례는 동일한 증례라고 본다"고 단언했다.  
     
    2008년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한 증례를 2년 후 'Annals of Oncology'에 중복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동일한 증례라 하더라도 출처를 밝히고, 두 학술지가 중복게재를 동의하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국제학술지 어디에도 국내 논문의 출처를 밝히거나 중복게재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없으며, 마치 새로운 증례인 것처럼 발표했다는 게 의원협회의 입장이다.  
     
    특히 의원협회는 "논문의 신뢰성과 넥시아의 효능을 의심하게 하는 논문 변조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두 논문에 동일한 환자의 증례를 게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쪽 논문에 실린 전이성 폐암의 위치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국내 논문의 CT 사진: 폐 우하엽의 전이성 종양

    의원협회는 "국내 논문에서는 전이성 폐암의 병변 위치가 우하엽(우측 폐의 아랫부분)이라고 했는데, 국제 논문에서는 좌상엽(좌측 폐의 윗부분)으로 기술했다"면서 "두 논문 모두 넥시아 치료 9개월 후 폐 CT 사진을 실었지만 서로 위치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국내 논문의 우하엽 병변은 6.5 mm 내외의 병소가 치료 9개월 후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고 기술한 반면 국제학술지에는 2cm에 가까운 좌상엽 병변이 치료 9개월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국제학술지의 CT 사진: 폐 좌상엽의 전이성 종양


    의원협회는 "좌상엽 병변이 넥시아 치료후 소실됐다면 국내 논문에서 기술하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국제학술지에만 기술한 것은 넥시아 치료와 관계없는 다른 치료에 따른 효과이거나 해당 증례와 무관한 CT일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라며 "논문 변조의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라고 환기시켰다.
     
    실제 이 환자는 넥시아 치료를 받기 전에 표적치료 항암제인 sunitinib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의원협회는 "암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논문 중복게재, 논문변조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해명해야 한다"면서 "두 논문 모두에 이름을 올린 저자는 이런 의혹에 대해 한 치의 거짓이나 어긋남이 없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