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21일 성명을 통해 16일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의료진 비난 자제를 촉구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신생아 사망 사건을 보면 신생아 3명의 혈액에서 같은 균이 발견됐다. 사망한 4명은 며칠 전 같은 날 조제된 수액제를 맞은 것으로 나타나 병원 내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병의협은 "병원 내 감염의 원인 추정으로 의료진 부주의를 먼저 의심하고, 이런 추정을 기반으로 병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해당 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염관리 최우수 평가를 받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우수병원 표창까지 받았다”라며 “병원 내 조제 과정의 문제로 감염사고가 생겼다면 해당 병원 외에 평가기관의 잘못과 책임을 같이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정부에서 정한 지침을 제대로 준수했어도 병원 내 감염 사고가 발생했다면 잘못된 지침을 만든 보건복지부의 책임도 크다”고 했다.
지난 9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용한 수액세트에서 벌레가 발견됐고 다른 병원에서도 수액 등 의료기기의 오염이 발생해 이를 사용한 의료기관에 대한 비난이 있었다. 병의협은 “이 과정을 관리 감독할 주무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수조사는 커녕 적발된 업체에 솜방망이 처벌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를 기회로 멸균 의료기기의 허가, 제조, 유통, 감독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라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간 무책임하게 대처한 식약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많은 병원들이 병원 내 감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가 지원은 부족하다”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또 다른 불행한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특히 정부의 신생아실 투자는 부족했고 그나마 부족한 투자도 일부 병원에 편중됐다”라며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난 병원들은 신생아실을 폐쇄하고 대도시가 아니면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를 찾기가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정부와 국회는 이번 사태에서 충분한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며 “이 과정에서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