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주 연속 감소하면서 설 연휴 전후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조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초록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방역당국이 발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1단계 조정을 위한 평가 항목 참고치의 두 가지 지표가 충족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복지부는 해외 상황과 신규 변이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추진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가 5만9000명대로 2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감염재생산지수(Rt)도 12주 만에 1 아래로(0.95) 떨어졌다"며 "7차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선 양상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 장관은 "다만 국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어제 하루 중국발 단기체류 입국자는 320명이었다. 이 중 47명이 확진됐고, 누적 양성률은 17%이다. 국내에서는 BN.1 신규 변이 비중이 증가해 지난주에는 35.7%로 가장 높은 검출률을 기록했다"며 아직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은 확진자 수, 백신 접종률 등 관련 지표와 함께 해외 상황, 국내 유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 23일 질병관리청은 2단계에 걸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질병청은 설연휴를 전후로 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착용 '권고'로 전환하되, 고위험군 보호 등을 위해 의료기관·약국, 일부 사회복지시설(감염취약시설) 및 대중교통수단 내에서는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1단계 조정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질병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을 위한 지표'로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 획득 등 4개 지표를 제시하고, 이중 2개 이상이 충족될 때 중대본 논의를 거쳐 1단계 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지표에 비춰보면 현재 주간 환자 발생이 2주 연속으로 감소하고, 전국 중환자 병상가동률 39%, 전국 준-중환자 병상가동률 41%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두 가지 지표를 충족하는 것이 된다.
하지만 같은 날 열린 질병청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 따르면 지난주 재원중 위중증 환자수는 전주 대비 2.9% 증가하여 일평균 597명이고, 신규 사망자 수는 전주 대비 2.9% 감소하여 일평균 57명이다.
또 12월 4주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이 19.03%로 전주 17.9% 대비 증가하면서 재감염자가 증가하고 있고, 최근 미국에서 발생이 증가하는 신규 변이인 XBB.1.5의 유입 가능성, 중국발 확진자 유입 등의 변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가능성에 대해 "최근 국내 확진자 수가 감소추세로 전환된 것은 사실이다. 확진자 발생, 의료 대응 역량 두 가지 지표에 있어 보건당국이 설정한 참고치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참고치에 도달했다고 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방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규 변이, 해외로부터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이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검토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관련 절차를 거쳐 발표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