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민적 염원이 큰 실내 마스크 의무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감염병 전문가인 정재훈 교수는 유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치명률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이미 우리나라가 일상회복 전제조건 1단계를 충족했다며, 일괄적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의학적 착용 권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청이 15일 개최한 '실내마스크 의무 조정 등 향후 코로나19 대응 방향 전문가 토론회'에서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가 일상회복의 조건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는 "우리나라 방역정책 패러다임은 계속해서 변화했다. 판데믹 초기에는 효과 우선주의와 무제한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투입하는 정책을 지속했다가 최근에는 지속가능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으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유행 규모 감소 ▲치명률 감소 ▲의료대응 능력 확보 ▲사회적 경험과 신뢰를 꼽았다.
정재훈 교수는 해당 조건에 맞춰보아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확진자 감소 추세 속 사망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중증화율도 감소하고 있어 일상 회복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올해 9월 1차 전국민 항체 양성율 조사에서 전국민 97.38%가 S항체를 보유하고 있었고, N항체 보유율도 57.65%였다. 특히 5~9세 어린이는 80% 가까이가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연령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 N항체 양성률은 백신접종이 중증예방을 위해 주요 목적을 갖고 있지만, 감염 예방에서도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올해 3월 하루 60만명이 감염될 정도의 대규모 유행을 경험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환자 진료체계는 2800 병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정점에서 일부 혼란을 제외하고 의료체계 붕괴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경험은 장기적 대응에 매우 소중한 요소"라며 일상 회복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물론 장기적인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정재훈 교수는 "2가 백신 접종이나 재감염, 다양한 변이의 출현 등 불확실성으로 단기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7차 유행도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연구결과의 데이터를 종합해 볼 때 향후 2~3년간은 3~5개월 주기 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 또 중국이 완화정책에 들어간 지금 새로운 변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언제나 상존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국가는 마스크 착용을 네거티브 규제로 접근하거나 의학적 권고로 대체하고 있었다.
정재훈 교수는 "의료시설, 약국,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은 법적 의무가 유지되고 있는 나라가 많다. 하지만 나머지 시설은 의무화가 존재하지 않는 국가가 대부분이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실내마스크 착용을 법적 의무에서 의학적 권고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위험군과 일반인구 집단 마스크 착용 이익은 여전히 매우 높게 존재하지만, 국민의 권리나 절차적 정당성, 방역정책의 지속가능성 등을 위해 자율적 실천의 '착용 권고' 형태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상당한 정도로 일상회복 전제조건이 만족돼 있기 때문에 이번 유행이 급격히 악화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 약국 등 착용 의무화 시설을 명시하고, 마스크 꼭 착용해야 하는 교원이나 의료인 등 일부 대상을 설정하는 네거티브 형태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일괄적 실내 마스크 의무는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향후 동절기 유행이 잦아지고 호흡기 바이러스 등 우려 감소하면 연령별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다음 재유행이 경과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법적 의무를 해제하고 의학적 권고로 전환하는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