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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의사인력 부족 심각…10년간 병상수 30% 늘었는데 의대 정원은 한명도 안늘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법 우선 다루고 의사인력 확충하라"

    기사입력시간 2019-11-14 05:05
    최종업데이트 2019-11-14 08:11

    사진=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13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공의료 강화 및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료대학) 설립을 통한 불법의료 근절 및 의사인력 확대를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의사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환자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러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0년 간 병상 수 30% 증가, 노인인구 증가, 건정심에서 중증환자에 대한 재택진료 및 일차의료 왕진서비스 결정 등으로 의사의 수요가 더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지난 십수년 간 의대 정원은 단 한 명도 늘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 위원장은 "우리나라 의사 인력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 2017년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의사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하고 많은 의사 업무를 간호사들이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병원급 이상 병원에서 의사 부족으로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PA 간호사가 이미 1만 명이 넘어 PA 간호사들이 없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조차 못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은 "의사인력 확대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며 "오는 19일 제정법 공청회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을 우선해서 다루고 20일부터 시작되는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지체 없이 심의하고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의사인력 부족에 따라 벌어지는 의료기관 현장 문제에 관한 발언이 이어지기도 헀다.

    보건의료노조 노귀영 고신대복음병원지부장은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의 의사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며 "전공의법 제정 이후 전공의 퇴근시간 이후 지방의 상급종합병원은 '무의촌 상황(병동에 의사가 없는 상황)'으로 야간 응급실 내원 환자가 의사가 없어 적절한 치료 및 응급수술 등을 받을 수 없다. 각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 연락으로 '응급실 투어'를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 지부장은 "의사가 없는 현 실정에서 상급종합병원의 불법적 의료행위는 더 이상 숨길수도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의사-간호사 간 위계에 의한 지시, 병원의 암묵적 동의와 압박으로 시행하는 불법의료를 개인의 의지로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보건의료노조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지부장은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지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를 누려야 한다는 공공의료는 지나간 선거구호가 되기 일쑤였고 국립중앙의료원마저 낙후돼 의미 있는 자기기반 마련에 실패했다"며 "공공의료가 취약계층 의료지원을 넘어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필수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공보건의료인력의 균형적 수급과 장기근무 유도를 위한 제도와 정책 지원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공공의과대학 설립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장호종 집행위원은 현직 의사로서 의사 인력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 위원은 "(의사 부족으로) 서울 대형병원 의사들은 무척 바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하루에 수백 명을 진료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업무분장을 둘러싼 직역간의 갈등문제 역시 인력부족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만큼 의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보건의료노조의 공공의료대학 설립 요구와 의사 인력 확대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공의료대학 설립과 의사인력 확충을 통해 ▲의료사각지대 해소 ▲공공의료 강화 ▲불법의료 근절 ▲건강한 대한민국의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 제정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다.